시험이나 출장 등 중요한 일을 앞둔 당일에 마인드 컨트롤이 잘되지 않을 때 마인드 커스터드푸딩, 사과하고 싶은 사람에게 주는 메이킹 피스 건포도 스콘, 실연이 상처를 빨리 잊을 수 있게 해주는 브로큰 하트 파인애플 마들렌, 정말 싫은 사람을 떼어내고 싶을 때 노 땡큐 사블레 쇼콜라, 새 사업이나 장사를 시작한 사람에게는 비즈니스 에그 머핀, 나의 잠재의식을 엿볼 수 있는 메모리얼 아몬드 스틱, 땡땡이치고 싶다면 도플갱어 피낭시에까지 이런 빵을 파는 빵집이 있다면 어떤 것을 사야 할까? 하나씩 골고루 사두었다가 적재적소에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빵마다 붙어 있는 무서운 경고문 때문에 살짝 망설여지기도 한다.
‘긍정이나 부정, 자기가 바라는 변화가 어느 쪽이든 간에 이것은 물질계와 비물질계의 질서를 깨뜨리는 일입니다. 따라서 모든 마법의 이용 시 그 힘이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하십시오.’
모든 마법은 자기에게 대가가 돌아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니 자신의 행위로 인한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나도 모르게 두려움을 가지게 한다.
어느 날 새어머니의 학대와 구박, 아버지의 방관에 못 이겨 집을 뛰쳐나온 주인공은 우연히 도망치다 단골이었던 빵집에 들어가게 된다. 그 빵집은 단순한 빵집이 아니라 마법사가 운영하는 곳으로 마법의 힘이 담긴 빵을 만들어 파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숨어 지내며 주인공은 마법의 빵이 있어야 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을 들여다보고 마법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다. 마법사가 만드는 빵 중에 제일 비싼 빵은 타임 리와인드인데 원하는 시간으로 돌아가게 해 준다는 포춘쿠키이다. 지금까지 아무도 주문하지 않은 쿠키로 가격이 어마어마해서 함부로 주문할 수도 없는 쿠키이다. 주인공이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는 날 마법사는 이 타임 리와인드를 주인공에게 선물로 준다.
작가는 주인공이 이 타임 리와인드 쿠키를 쓰게 되어 시간이 되돌아갔을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두 가지의 결말을 보여준다.
전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느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지 질문이 있었다. 그저 상상뿐 인대도 엄청 열심히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되돌아가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어차피 되돌아갈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특별하게 돌아가고 싶은 내 인생의 구간이 없었다. 후회되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고 믿는 편이기 때문이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도 주인공이 타임 리와인드 쿠키를 쓰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살아가는 쪽의 결말이 더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만난 마법사와 그의 빵을 보면서 마법의 힘이 아닌 현실에서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어쩌면 그렇게 얻은 용기가 바로 마법의 힘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