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글쓰기

by 재인

올 1월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매주 2편씩은 꼭 쓰려고 다짐했고 아직도 그 약속은 지켜지고 있다. 쓰기에 대한 아무 기초지식도 없이 시작한 거라 초반에는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장강명의 “책 한 번 써봅시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등이 내가 본 책들이다.

책들을 모두 읽어 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글을 쓸 때 지켜야 할 것들이라고나 할까? 내가 알아낸 바로는 우선 단문으로 써라 이다. 문장이 길어져 장문이 되다 보면 주어와 술어 사이가 멀어져 간혹 술어 말이 어색할 수 있다고 한다. 실수를 줄이려면 단문으로 쓰는 연습을 먼저 하라고 한다.


두 번째는 접속사는 되도록 쓰지 않기이다. 내가 의식의 흐름대로 써 놓은 글을 가끔 보면 깜짝 놀라는데 이는 접속사가 너무 많아서이다. 접속사를 빼고도 말이 이어지면 빼고 (굳이 쓰지 않는다) 조금 어색하다 싶으면 앞, 뒤 문장 설명을 조금 더 하면 된다고 한다. 내가 해봤는데 되었다. 내가 글을 쓸 당시에는 그 접속사가 중요했는데 이상하게도 빼도 말이 되었다. 혹 어색한 문장은 앞 문장을 보완해 주었더니 더 근사하고 깔끔한 글이 되었다. 김훈 작가가 접속사를 안 쓰기로 유명하다고 해서 그의 최근 에세이 “허송세월”을 읽어 보았다. 328 페이지에 달하는 책 한 권에서 내가 찾은 접속사는 손에 뽑는다. 그래도 그는 멋진 글을 완성했다.

세 번째는 형용사와 부사를 가급적 안 쓰기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매우”, 나 “잘” 같은 부사는 문장성분에 들어가지 않는다. 부사의 역할은 명사 이외에 다른 품사를 꾸며주고 문장을 좀 더 풍성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너무 인위적으로 부사를 나열해서 쓰지 말라고 한다. 김훈 작가는 “형용사나 부사 같은 허접한 것들이 문장 속에 끼어들어서 걸리적거리는 꼴들이 역겹고 그런 허깨비에 의지해서 몽롱한 것들을 표현하려 했던 나 자신이 남사스럽다. 형용사와 부사는 그 단어의 미치는 범위가 분명하지 않고 문장의 논리적 기능에 기여하는 바가 없어서 사물이나 사유를 의탁하기에는 허약한 품사이다.”라고 했다. 스티븐 킹도 형용사와 부사를 쓰지 말라고 엄청 강조했다. 그동안 내가 글을 쓰면서 남발했던 형용사와 부사들이 떠오른다. 그들이 보면 정말 쓰레기라고 할 만하다.


그 외에 문장을 수동태로 쓰지 않기, 반복적인 단어 피하기, 글의 주어가 술어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등이 있다. 나는 문장의 조사를 반복해서 쓴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조사 쓰는 것도 편하지 않다. 사람이 말할 때 일명 “쪼”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낭독을 배우면서 내가 말할 때 “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근데 글을 쓰다 보니 글에도 “쪼”가 있었다. 그래서 퇴고를 여러 번 하는데 그래도 번번이 매끄럽지 않은 문장이 튀어나온다.


마지막으로 모든 글쓰기 책에서는 “많이 읽고, 많이 써라”라고 말한다. 나도 늘 생각하는 말이다. 아직 부족한 게 많아 열심히 찾아 읽고 글도 부지런히 써본다.

가끔은 글을 쓰면서 내가 원하는 게 뭘까? 생각해 본다. 내가 작가가 되고 싶은가?

작가가 되기 싫은 건 아니지만 꼭 작가가 되기 위해 글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글 쓰는 행위를 즐기고, 가끔은 읽은 책의 공감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서 쓰기도 하지만 제일 중요한 이유는 글을 쓰고 나면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찾아낸 행복, 그것을 지키기 위해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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