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서를 놓지 못한다
조금 더 나은 엄마를 위해 노력하다.
오늘도 도서관에 간다. 일주일에 2번 정도는 도서관을 가는 것 같다. 집에서 걸어서는 20분, 차를 타고는 7분 정도 되는 거리이다. 주중에 한 번은 책 반납과 새로운 책을 빌리기 위해서 나 혼자서 가고, 토요일에는 아이들을 책 읽힐 목적으로 도서관에 간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은 단연 혼자서 도서관에 가는 것이다.
책을 반납하고는 아이들 책 코너를 지나 성인 책들이 있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향한다. 독서 관련한 책들이 뭐가 있나 훑어보고, 그 이후에는 경제 관련한 책들을 훑어본다. 자기 계발서들도 빼놓지 않고 본다. 그러면서 의식적으로 '이제 육아서, 자녀 교육서는 그만 보자' 생각한다. 하지만 늘 실패한다. 나도 모르게 또다시 육아서 코너로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는 어떤 책이 있나, 더 자세하게 살핀다.
생각해보면 나는 독서 관련 책, 글쓰기 관련 책들도 아이들에게 어떤 책이 도움이 될까를 염두하고 보는 것 같다. 결국 나의 무의식 깊은 곳에서 육아에 대한 애착이 있는 것이다. 자칭 이제는 '나를 더 생각하는 이기적인 엄마가 될 거야.'라고 말해보지만 내 무의식에서는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은 욕망이 강한 것이다.
육아서, 자녀교육서를 3~4 권 대출하게 된다. 어느 때는 아이들이 읽을 책 보다 내가 읽을 책을 더 많이 빌려올 때도 있다. 육아서를 읽으면서 반성하고, 자녀 교육서를 읽으면서는 당장 내 아이들에게 적용시키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이 욕심이 아이들을 힘들게 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차라리 자녀 교육에 무지했을 때에는 조급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아이들의 행동이 크게 거스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아는 게 많아지니 내 아이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면서, 좀 더 효율적이고 가성비 좋게 교육할 수 있는 방법들이 보이니 내 아이들의 시간을 더 간섭하게 된다.
어제의 일이다.
1시 30분에 집에 온 초등 5학년 아이가 5시가 되도록 영어 숙제도 끝내지 못하였다. 해야 할 수학 공부 분량도 있으니, 그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는 밤 10시가 넘도록 책상에 앉아있었다. 아이가 시간을 함부로 쓰는 태도에 화가 났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것, 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냥 두고 보기에는 안타까웠다. 그래서 결국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게 되었다.
시간은 아주 귀한 거다, 시간을 아껴 써야 한다, 그러니 타임스케줄을 써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냐 등등의 말과 함께 성공한 인물들의 시간 관리법, 그들이 왜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연설을 늘어놓았다. 아무리 귀한 내용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그 순간 내 아이들에게는 그냥 엄마가 하는 잔소리일 뿐이었다.
순간 어느 육아서에서 읽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잔소리가 아이들의 행동을 고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머릿속에 그 메시지가 떠오르는 순간 이건 아니구나, 싶었다. 멈춰야 한다, 아니 멈춰야 했었다. 그런데 어디 한번 터져 나온 잔소리가 쉽게 멈춰지던가? 결국 나는 손흥민으로 끝을 냈다.
참 병이다, 싶다. 육아서, 자녀 교육서를 읽으면 뭐하나, 하고 한탄하고 있었다. 결국 내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시간 내어 읽는 책들인데, 내 아이들에게 적용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어리석고 답답한 일인가!! 이쯤 되면 육아서, 자녀 교육서 읽는 것을 멈춰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여전히 난 오늘도 육아서와 자녀교육서를 읽는다.
'왜 그러는 거야?' 나에게 묻는다. 이 질문에 대답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내 육아에 약 치는 거야! 그나마 육아서 읽으면서 반성이라도 하니까. 반성을 하니 야단치고, 부모로서 잘못하는 행동의 횟수를 줄일 수 있으니까!"
그렇다. 나는 오늘도 육아서를 읽고, 내일도 읽을 거지만 여전히 미흡한 육아를 할 것임을 안다. 또한 나는 안다. 내가 얼마나 형편없고 능력 없는 엄마인지... 그래서 나는 육아서와 자녀교육서를 읽어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나은 엄마를 흉내 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