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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맑 Sep 21. 2023

악기 배우기

오늘도 내 세상은 맑다

 
  전 옛날 아주 어렸을 적부터 악기를 배웠습니다. 다녔던 교회가 음악에 진심이어서 다들 악기 하나둘 정도는 기본으로 할 줄 알았고 음악 전공생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여러 악기들을 배웠습니다. 피아노, 바이올린을 시작으로 기타, 드럼, 노래까지 배웠습니다. 지금은 악기를 거의 다루지 않지만 살다가 힘이 드는 순간에 위로가 되어서 배워두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들어 음악을 하기 유용한 특수안경식 보조기기가 나왔지만 옛날에는 그런 게 없어서 악보를 외워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악기들을 배웠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느꼈는지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피아노는 악보가 보기 불편해도 남들보다 가까이서 보면 보이긴 했습니다. 그래도 악보를 보면서 치기에는 악보와의 거리가 멀어 제대로 된 자세로 치기가 어려워 외우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또한, 기억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레슨을 받고 시간이 지날수록 배운 것을 까먹어 바로 연습을 어느 정도 해놔야 했기에 레슨 받고 집에 오면 바로 연습을 했습니다. 10년 정도 배웠는데, 체르니를 배우고 소나타도 배우고 베토벤도 배우고 교회찬송가와 CCM반주 등 여러 분야를 배웠습니다. 클래식도 재밌었었지만 CCM의 코드를 편곡하는 게 더 재밌었습니다. 피아노를 배우며 연주회에도 열어보고 교회에서 반주도 해보는 등 여러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바이올린도 배웠습니다. 바이올린은 교회에서 예배를 할 때나 크리스마스 성탄예배 때 연주하기 위해 배웠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그 교회를 다닌 사람들 대부분이 배웠습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 바이올린 가방을 메고 교회에 갔습니다. 그러면 교회본당에서 사모님께서 직접 바이올린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때도 역시 악보를 보기 어려워 외워가며 한 곡 한 곡 익혀갔습니다. 그리고 11월부터는 크리스마스  캐럴곡을 연습했습니다. 라떼는 석유난로를 써서 석유를 채운 난로를 틀어놓고 백설기와 귤을 먹으며 연습했고 연습을 하다가 손이 추워 얼으면 난로에 녹였다가 다시 연습을 했습니다. 보통 3곡 정도를 준비했는데 그 곡들도 다 외웠습니다.

  중학교 때부터는 기타는 교회선생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그분께서 찬양인도를 하셨는데 후임을 양성시키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항상 주일 오후예배가 끝나면 본당 뒤쪽에서 기타를 알려주셨습니다. 기타를 배우다 보니 제 적성에 맞았습니다. 선생님도 독학을 하셔서 기본적인 것을 알려주셨는데 더 기타가 적성에 맞고 재밌어서 혼자 이것저것 알아보며 연습을 더 했습니다. 이 때도 물론 외워가며 배우고 연습했다.

  이 외에도 드럼도 배우고 노래도 배우고 베이스 기타도 배웠지만 위 3가지만큼 열심히 배우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이야 보조기기가 발달되어 시력보완이 되지만 그때는 따로 도움을 받을 만한 게 없어서 외워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잘 보이지 않다 보니 가까이 보려는 습관으로 자세교정을 하는데 다른 사람보다 더 써야 했습니다. 남들보다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배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하다 보면 어떻게는 다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공부든 운동이든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이룰 때까지 딴생각하지 않고 밀어붙이기 시작했습니다. 노력만으로 되는 세상은 아니지만 집중해 노력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의 결과는 다르고 결과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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