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 해의 마지막 날을 이틀 앞두고 있었다. 서울은 날씨가 떨어져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4도였고 날씨도 흐렸다. 다행히 낮에는 영상을 웃도는 기온으로 비교적 따뜻한 때였다. 주택관련으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전원 속의 내집」 이라는 잡지가 있는데 여기에 소개된 도심 속 협소 주택 중에 마포구 대흥동에 있는 집이 있었다. 바로 이곳을 보러 갔다. 오래된 개량 한옥을 허물고 지은 작은 집이다. 마포구 대흥동 이면 골목길의 주택가에 있는데 대지 크기가 무려 99㎡(3.3㎡로 환산하면 29.95)다. 세상에 이렇게 작은 땅에 건물을 올릴 수 있다니, 게다가 3층이고 주차장까지 있었다. 잡지 외에도 블로그와 SNS 등에 다수 소개된 멋진 집이다.
[대흥동 협소 주택]
외벽은 스타코플렉스로 마감하고 지붕은 징크로 마감되어 있었다. 스타코플렉스는 외벽의 마감재 중에서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마감이 가능하여 협소 주택의 외벽 마감재로 자주 쓰이는 종류다. 징크는 아연으로 만든 것으로 주로 지붕재로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외벽의 마감 일부까지 징크로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아연은 반응성이 낮아서 시간이 경과해도 내구성이 유지되고 색깔도 유지된다. 다만 징크라고 이름 붙여져 있더라도 실제 징크가 아닌 경우도 많다. 리얼징크라고 하는 종류는 이름은 징크지만 반응성이 낮은 아연으로 되어 있지 않고 철로 되어 있다. 통상 칼라 강판이라고도 한다. 리얼징크는 소재가 아연이 아니라 철로 되어 있고 그 위에 페인트 등을 칠한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징크(아연)처럼 보이지만 철 소재 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페인트 도장이 벗겨지거나 스크레치가 나면 부식되면서 색깔도 변하고 내구성도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도 왜 건축에서 많이 쓰이냐면 징크가 칼라강판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칼라강판이 무조건 나쁜 건축자재라고 단정할 순 없다. 그만큼 저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황과 목적에 맞게 건축에 사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신길동 집도 비용을 고려하여 지붕에 칼라강판을 사용했다. 이보다 더 저렴한 지붕 마감 재료로는 아스팔트 슁글[1]과 같은 것들이 있는데 역시 가격 대비 충분히 좋은 자재다)
어쨌든 마포구 대흥동의 협소 주택은 우리의 관심을 확~~~끌었다. 이처럼 작은 땅에도 3층까지 집을 올릴 수 있다. 땅을 잘 찾으면 시내의 좋은 땅에 상가주택을 올려서 살수 있겠다. 우리 부부는 이날부터 상가주택(수중에 돈이 많은 게 아니니 그 중에서도 땅이 작은 것_그래서 필연적으로 작은 땅에 올려지다보니 협소 주택이라고 한다)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찾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땅을 찾아서 상가주택을 지으면 1층엔 아내가 원하는 카페를 하고 위에는 우리가 살 집이 될 수 있다. 바로 그날 인근 부동산을 돌아다녔다.
“협소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찾고 있습니다.”
그렇게 집을 짓기로 했다.
[1]
아스팔트는 도로의 포장재로 자주 사용되는 바로 그것인데 여기에 모래와 자갈을 섞은 것이 곧 아스콘이며 이 아스팔트를 재료로 만든 지붕 마감재가 아스팔트 슁글(shingle)이다.
슁글은 얇은 나무판자, 우리말로 너와라고 하는 것인데 이것과 모양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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