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인터넷으로 매물 하나를 찾았다고 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아니, 가깝다 정도를 넘어서 아주 익숙한 곳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길(대로) 건너편이었기 때문이다. 먼저 위치를 가늠해보았다. 1호선 대방역에서 걸어서 10분거리, 도로를 기준으로 780m거리에 있는 땅이었다. 왕복 8차선의 큰 도로에서 90m 정도 들어간 이면도로에 위치한 땅이었다. 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라는 요건에 부합했다. 게다가 아주 익숙한 곳..아내가 40년 가까이 살아온 그야말로 고향인 곳이다(같은 서울이지만 그 중에서도 초중고를 다니고 유년 시설을 보낸 곳을 특히 고향이라고 한다면). 어쨌든 입지는 아주 좋았다. 하늘 높은 곳 상공에서 멀리 주변을 조망해보면 여의도역과 영등포역까지 직선거리로 각각 약 1.5Km, 서울역까지 직선거리로 약 6.5Km, 신논현역까지 직선거리로 약 8.8Km 떨어진 곳이다. 서울 3대 중심지까지 직선거리로 보나 도로를 기준으로 한 거리로나 모두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지하철 1호선을 통해 영등포역까지 2정거장이고 서울역까지는 4정거장, 1호선과 9호선 환승을 통해 신논현역까지는 9호선 급행 기준 3정거장, 일반 기준 9정거장이다. 도심 어느 곳을 가나 30분 안쪽으로 전부 이동 가능한 거리였다. 입지는 합격이다. 하지만 위치만 좋다고 만사형통은 아니다. 가격도 맞아야 하고 적절하게 집을 지을 수 있는 땅 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확인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은 가격이다. 애초에 작은 예산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찾던 것이기 때문에 땅의 크기가 작아야 하고 3.3㎡당 가격도 맞아야 한다. 매물 가격은 5.5억원이었다. 2개의 필지가 하나의 대지로 된 땅인데 대지면적이 83㎡와 17.5㎡였다 합계 100.5㎡(3.3㎡로 환산하면 약 30.4)다. 3.3㎡ 당 가격이 약 1,800만원이다.
필지 앞은 4m도로에 약 6m정도를 접하고 있었다(후에 국토지리정보원을 통해 경계측량을 해보니 6.3m로 확인되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30㎝는 이렇게 좁은 땅에서 아주 큰 차이다). 또한 4m이상의 도로에 접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이 조건을 기준으로 건축이 용이한 땅인지 그렇지 않은 땅인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필지의 모양은 세로 장방형, 쉽게 풀어 쓰자면 도로를 기준으로 세로로 길게 직사각형 모양을 띈 토지다. 용도지역은 제2종일반주거지역이었다. 제2종일반주거지역인 땅에서 건축을 할 때는 서울시의 경우 현재 건폐율 60%, 용적률 200%가 적용(물건 확인 시점은 2020년 현재, 2025년 5월 18일까지도 마찬가지로 200%이되, 2025년 5월 19일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250%)된다. 따라서 단순계산으로는 건축면적 60㎡(=100.5㎡*60%)에 연면적 201㎡(=100.5㎡*200%)를 지을 수 있다. 3.3㎡로 환산하면 약 60정도 된다. 필지의 남서쪽에 폭 4m이하의 도로가 있어서 도로 확폭에 의해 대지 면적과 연면적이 줄어드는 부분을 감안해야 했지만 크지는 않았다. 그리고 옆 대지 위에 오랫동안 보행 통로로 사용된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이 도로라고 하면 큰일이다. 여기에 대한 법적인 확인도 필요해 보였다. 어쨌든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전용 85㎡(공급면적 108㎡)가 환산하면 약 26(33)이니까 2배 정도 더 큰 집을 지을 수 있다. 물론 수평으로 넓게 있는 것이 아니라 각 면적을 잘라서 위로 4층을 쌓아 올려야 하고, 그 공간에 계단도 설치해야 한다. 4층 높이면 층당 3m를 기준으로 매일 위로 12m를 걸어올라 다녀야 한다. 매일 운동하듯이 오르내려야 한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단독주택 집 짓기는 충분한 매력이 있다. 매입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