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다사다난한 삶에서 "나"를 확립해 가는 것
명사
1. 단순한 것, 등질(等質)인 것이 복잡한 것, 이질(異質)인 것으로 갈려 나가는 것.
2. 생물학/생리학
생물의 발생 과정에서, 분열·증식하는 세포가 각각 형태적·기능적으로 변화하여 역할에 맞는 특이성을 확립해 가는 현상.
세상을 나아가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폐부에 쌓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 모든 경험들, 순간들은 어디로 흘러가 무엇의 양분이 되고, 자취가 되고 있는가. 생각의 세포들은 왜 분열하고도 죽고, 다시 재생하며 어디에 거취하여 살아가고 있는가.
그 모든 것이 아스라이 흔적 없이 사라지고만 있는 것 같았다.
그 모든 시간들에게서 배운 것이 다 어디로 가고 있었던 것인지.
보고, 듣고, 맡고, 만지고, 먹어보는 그 모든 감각은 생각의 단순성과 단일성에 찬찬히 변동을 일으켰다. 흐르는 물줄기들의 근원으로부터 뻗어나가 복잡하고 이질적인 것으로 갈려나갔다. 이제는 만물에서 그 복잡한 것들을 내뿜고 있는 것이 보인다. 한 문장의 글을 읽어도 수많은 생각들이 가지를 치고 뻗어나가며 질문의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인은 내면에 있었다. 온전한 경험들의 자취와 형상은 모두 난발(爛發)하고 있던 것이다.
생각의 세포들은 끊임없이 분열하고, 증식한다. 어떤 때에는 환경과 동질적으로, 또 다른 때에는 환경과 이질적으로 형태를 바꾸고 기능을 변화하며 각각의 역할을 찾아나간다. 생각이 너무나 많아 남들보다 삶을 좀 더 피곤하고도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하며 산다고 생각했다. 이 수많은 생각들, 심연의 고민들과 질문들은 대체 무엇을 기대하며 나를 쫓아 난잡하게 상황을 들쑤시고 다니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었다.
그것들은 나에게 "나"라는 특이성을 부여하고, 폐부의 그 깊은 심연부터 시작하여 수많은 물줄기로 각기 다르게, 때로는 처연하고 때로는 찬연하게 분화(分化)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라는 사람을 둘러싼 세상은 생각보다 그리 단순하게 흘러가고 있지 않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환경에 적응하고 때에 따라 변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세포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삶의 여정이라면, 기꺼이 감수하고 분열의 고통을 온전히 감내할 자신을 가지기로.
채울 수 있다는 것, 분열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것으로부터 배울 수 있고, 다사다난한 환경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한다. 이로부터 나의 정체성, 특이성을 확립해 가는 일을 기꺼이 알아내어 그 수많은 난잡함으로 더더욱 만개해갈 수 있도록, 설사 몇 가지의 꽃들이 이울어도 또 다른 꽃, 다른 세포로 복잡다단하게 이 생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그렇게 온전히 "나"란 사람을 찾고 찾아 그 끝에 있는 무언가를 깨닫고 확립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