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

쉽지 않은 일

by 연감자

"쉽지 않다."

근래 들어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이 말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할 정도로 말이다.
왜 이렇게 그냥 넘어가는 것이 없는지, 삶이란 이런 것임을 알면서도 매일 적응이 되지 않아 몸부림친다.
업무도 매일 적응이 되지 않고, 인간관계도 매일 적응이 되지 않으며, 모든 것이 '이것도 견뎌볼래?'라며 뛰는 마라톤의 허들처럼 느껴진다. 이제는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울 힘이 없어진 것인지,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는 방어기제가 나도 모르게 진을 치고 있는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지만, 정상적인 상태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해결 방법은 떠오르지 않아 그냥 맞는 대로 맞는다. 찔리는 대로 찔리거나, 다른 사람을 찌르는 대로 찌르거나.

내가 무엇을 원하는 걸까. 기댈 사람이 필요한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까? 누굴 붙잡고 하소연을 하고 싶은 걸까? '그래, 너 힘들게 산다'라고 인정받고 싶은 걸까.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모르겠으니, 문제를 모르기에 해결 방법도 당연히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무언가 문제는 있다는 것만은 또렷하게 알고 있다. 그저 알아차리면 되는 걸까.

이대로 막을 내린다면, 모든 것을 놓아주고 그저 홀연히 떠나버릴 수 있다면 그 운명도 받아들이고 싶다. 내가 현재를 살고 있는지, 과거에 머물러 있는지, 미래에 먼저 가 있는지도 이젠 구분하기 어렵다. 어딘가에 홀로 표류하고 있는데, 무언가 잡을 것이 없다. 시계도 나침판도 없다. 예전에 어떤 것을 잡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놓친 것 같다. 예전에 어떤 시간 속에 살고 있었는데, 시계와 나침판을 다 잃어버렸다.

괜찮은 건지, 괜찮은 척하는 건지, 괜찮고 싶은 건지도 알 수 없다. 내 심연은 대체 어디까지 들어갈 작정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언제 즈음 하나라도 알 수 있을까. 하나라도 쉽게 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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