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련의 과정

회피했던 진실을 인정하는 순간

by 연감자

끝없이 부정했던, 계속해서 회피하고 눈 감았던 드러난 진실은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받아들이기 너무 버거웠던 진실의 무게는 인정과 이해의 과정을 지나 제련되어 불순물이 제거되고 순수한 사실만이 남아 추출되어 가벼워진다.

그것은 유일한 나만의 모양으로 굳어지곤, 자아의 어느 한 모양이 맞는 곳에 들어앉아 그 구성의 일부가 된다.


'제가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왜 이것밖에 안되는지 모르겠어요.'

' ... 모르겠어요.'


아니, 사실은 이미 한참을 앞서 나와있다.


내가 정의하는 사랑은 무엇인지.

내가 당신을 사랑했었는지.

내가 왜 한없이 당신에게 다정했는지.

내가 왜 당신의 모든 것을 기억했는지.

내가 왜 당신을 사랑하는지.


나는 왜 이 정도뿐인 어른이 되었는지.

나는 왜 한 발짝씩 뒤처져 있는 것만 같은지.

나는 왜 내 마음의 크기를 항상 타협만 하고 있는지.

나는 왜 그 모든 인정이 두려운지.

나는 왜 지금 무기력증에 빠졌는지.


인정하고 이해하는 제련의 과정에서 진실들은 최소한의 속성을 유지하여 자아가 된다. 제련의 과정에서 내가 무서워한 것은 시선이다. 사람들의 시선, 내가 나를 보는 시선이 두렵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나의 자아는 더욱 단단해지고, 순수의 결정체만이 남을 것이다. 그것들이 남아서 모든 시선으로부터 자아를 지킬 것이다. 내면으로부터 번져 나의 외부까지 보호해 줄 것이다. 결국 혼자 남게 되더라도,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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