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칭 2차원의 세계

by 연감자

내가 보는 세상은 1인칭 2차원의 세계여서, 필연적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사람들 곁에 있어야 하고, 우리는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과 머물기도, 스쳐 가기도 한다.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 시간과 읽어본 책과 영상들이 단연코 적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을 만큼 인간관계는 고민스럽고, 어렵다. 사람은 내가 보는 2차원의 세계보다 더 고차원적이다. 그래서 한 사람을 완벽히,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나의 시야에서 벗어나도 사람들은 생활하고, 생각하고 있으며,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극히 단편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에게 좋은 사람이어도 다른 상황과 다른 사람에게서 좋지 않은 평을 받을 수 있고, 나에게 평이 좋지 않아도 다른 곳에서 좋은 평을 받을 수 있다.


사회에서의 관계가 어려웠던 이유가 그것이다. 나에게 조금 힘들었던 사람도 다른 상황과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이고, 나에게 좋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는 힘들었던 과거를 안겨주었던 사람이었을 수 있기에 무엇도 온전히 믿으며 기댈 수 없었다. 사람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입체적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나에게 힘들었던 기억을 심어준 상황과 사람도, 나에게 작은 다정을 선물한 사람들도. 그러자 원망할 사람과 상황이 없었다. 탓할 것은 힘든 기억을 내 마음에 심은 나 자신뿐이었다. 나를 탓하는 일은 너무나도 쉬웠다. 듣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


나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저 착한 사람이고 싶은 욕심이 아니다. 나에 대한 저런 혼돈을 다른 사람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 다른 사람은 나처럼 나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것이라고 짐작하지 않은 오만함을 가지고 있었다.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벌벌 떨었고, 다른 이에게 좋은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도록 눈치를 살피며 그들이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하고 맞춰주기에 급급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해답을 또렷하게 알면서도.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나라는 사람 또한 3차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내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아닌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어도, 나의 보이지 않는 부분도 그저 인정해 줄 수 있는 사람과 연을 이어갈 것이다. 연이 되지 않는 사람은 이제 그 손을 놓아줄 수 있겠다. 나의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단편적으로 보았던 것으로 짐작하여 멋대로 빈 공간에 그림을 그려두지 않고, 그저 빈 공간으로 남겨두는 사람 옆에 있을 때 더욱 편안하다.


인정을 하니 이제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이 조금은 덜어진 것 같다. 그저 당신의 그간 버텨온 세계를 온전히 바라보고, 어떠한 것도 바라지도, 기대하지도 않고 오로지 당신을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는 마음을 준비해 본다. 이런 나와 그런 당신이라면, 3차원의 우리가 2차원에서는 안을 수 없었던 부분까지 서로 안아줄 수 있지 않을까.


이 복잡했던 세상에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당신을 이해하고, 이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나를 이해해 달라는 외침을 당신이 들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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