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하얀 별

바위솔

바다의 하얀 별. 바위솔이 피었다. 짭짤한 갯내음에 몸을 맡긴 채 오래된 전설을 들려주듯, 가을을 향해 마지막 힘을 다해 노래한다.


바위솔은 갯바위 틈에서 포말처럼 꽃을 띄운다. 마치 바다의 별들이 총총히 내려앉은 듯 윤슬처럼 반짝인다. 흙 한 줌 없는 자리에서 담담히 마지막 꽃을 올린다.


온몸을 다해 피어나는 꽃. 바위솔은 해녀 같고, 어머니 같다. 꽃을 피운 뒤 생을 거두지만, 남겨진 씨앗들은 다시 갯바위 틈에 자리 잡는다. 바람을 견디며 두 해를 버티고, 어느 해 가을 다시 빛을 올린다.


그 작은 씨앗을 떨구기까지 바위솔은 끝내 포기하지 않는다. 떠나는 순간까지 새 생명을 품고, 다음 계절을 남긴다. 가녀린 꽃대에서 하얀 별들이 잠시 머물다, 가을볕 아래 서서히 까맣게 익어간다.


그 시간 속엔 얼마나 많은 기다림과 인내가 있었을까. 바위솔은 묵묵히 자신의 생을 남기고 사라진다. 어쩌면

삶도 그렇다. 죽을힘을 다해 살아낸 그 순간 가장 밝게 반짝이는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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