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을 닮은 꽃, 노란 웃음 가득

누렇게 마른 풀밭 위로 따스한 봄볕이 연일 내려앉는다. 지나가는 햇살마다 노란 웃음꽃이 피어난다. 땅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듯 양지꽃이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 봄이 오면 어김없이 양지바른 곳을 노랗게 물들이지만,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면 무심코 스쳐 지나가게 된다.


햇살처럼 웃는 이 작은 꽃을 어떻게 담아야 가장 곱게 담길까.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노란 꽃밭에 이끌리듯 두 여인의 속삭임이 바람결에 실려온다.


"말축 잡는 몬양이여?"

"게메, 말축 나와싱가?"


쭈그리고 앉아 있는 내 모습을 보고 메뚜기를 잡는 줄 알았을까. 노란 꽃무더기 앞에 다다른 여인들이 "꽃 찍엄싱게"라는 말을 남긴 채 봄바람 따라 사라진다. 꽃이름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여인들은 이미 저만치 멀어지고, 그제야 양지꽃 가득한 풀밭이 온전히 내 세상이 된다.


햇살이 낳은 꽃, 햇살을 닮아 빛나는 꽃. 양지꽃은 온종일 환한 미소를 머금고 봄바람에 살며시 흔들린다.

다섯 장의 꽃잎이 도란도란 모여 노랗게 차려놓은 작은 꽃밥상. 그 앞에 앉아 있자니 마치 한 상 가득한 따뜻한 봄날을 선물 받은 듯하다.


솜양지꽃, 제주양지꽃, 세잎양지꽃, 돌양지꽃, 민눈양지꽃 등 햇살처럼 고운 양지꽃은 이름도 모습도 참으로 다양하다. 봄이 오면 화들짝 피어나는 노란 양지꽃. 민틋한 오름마다, 양지바른 풀밭마다, 햇살이 스며드는 그곳이라면 어디든 노란 웃음으로 가득하다.


올봄, 햇살처럼 환하게 웃는 양지꽃과 눈맞춤해 보자. 그 미소가 당신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물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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