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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퍼 Mar 28. 2023

자유엄마

혼자 놀기

아이들 등교시키고 동네 한 바퀴 돌고 청소, 빨래, 설거지하고 점심 먹고 돌아서면 아이들 올 시간.

초등학교 1학년 둘째가 이번달부터 처음 가는 학원에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고, 놀이터에서 같이 놀아주고, 집에 와 간식먹이고, 숙제시키고, 저녁먹이고, 책 읽어주다 보면 하루가 다 간다.


둘째 입학식날. 나이 많은 엄마라 뿌리염색은 필수. 안 입던 블랙원피스에 베이지색 재킷까지 걸치고 정성스레 화장까지 하고 간 날. 담임선생님께서 문자를 보내셨다. 조심스럽게 여쭤본다고. 다문화가정이시면 많은 혜택이 있으니 연락 달라고. 다문화가정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한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이 땅을 떠나본 적이 없는 나인데 어쩌다 외국인처럼 보이게 됐을까?


친정엄마는 백화점에 가서 아이쇼핑이라도 해라. 요즘 사람들이 어떻게 옷을 입는지 구경이라고 하고 오라고 하신다. 그 말씀에 힘입어 아이들 등교시키고 백화점으로 직행. 결국 그 옆에 있는 중고서점에서 책 보다, 유니클로에서 할인하는 원피스 만지작 거리다 집으로 왔다. 사람이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된다고 집에 오자마자 발바닥에 불나도록 집안일을 해치우니 아메리카노 2잔을 원샷해도 피곤하다.


한국사람으로 보이기 참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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