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새끼 다 필요 없다

너를 낳고 미역국을 먹었다니

by 제니퍼

아침 등굣길.

둘째 손을 잡고 학교를 향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아이 가방에 있은 우산을 얼른 꺼내 같이 쓰고 가다 교문 앞에서 둘째 손에 우산을 건넸다.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침 지인을 만났다. 지인의 둘째가 우산을 안 들고 가겠다 해서 우산이 하나 더 있다며 나에게 쓰라며 건네준다. 고맙다는 말을 연거푸 하고 우산을 받아쓰고 가는데 우산 쓰고 등교하는 큰아이가 보인다. 큰아이 가방에 넣어둔 여벌 우산이 생각나 큰아이에게 "엄마가 우산이 없어서 그런다. 지금 엄마가 쓰고 있는 우산은 빌린 거다. 가방에 있는 우산 좀 다오"라고 말했는데 큰아이가 "싫어. 그냥 갈 거야"라고 연거푸 말을 한다. 옆에 있던 지인보기도 너무 민망하고 이 아이가 내 아이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구나. 여벌 우산도 어미에게 주기 싫을 정도로 아이가 엄마한테 정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너무 섭섭하다. 지인은 집에 우산이 많으니 천천히 돌려주시라는 말만 거듭하는데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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