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밤새 아프고
주말에 1박 2일 남편 대학동기 모임이 있었다. 갔다 왔다 하는 차 안에서 둘째는 토를 하더니 결국 밤새 열이 난다. 침대에 남편과 둘째가 자고, 큰아이와 내가 바닥에 자고 있었는데, 아픈 둘째가 내 옆으로 왔다. 나를 가운데로 양옆에 큰아이, 둘째 아이가 자다 내가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고 일찍 기상하자, 둘이 붙어 자다 싸움이 났다. 큰아이는 드림렌즈를 하는데 둘째가 잠결에 뒤척이다 큰 아이 눈을 찔렀단다. 큰아이는 둘째를 때렸고, 둘째는 자다 갑자기 형에게 얻어맞아 울음을 터트렸다.
아침식사를 준비하다, 육탄전을 하는 아들들을 뜯어말리고 "둘째가 밤새 아팠고, 악의적으로 일부러 너를 찌른 것이 아닌데 동생을 때리면 어떡하냐"라고 큰 아이를 다그쳤다. 억울했던 큰아이는 "엄마는 맨날 동생 편만 든다"라고 나에게 욕을 하기 시작했다. "부모에게 욕 하는 건 안된다"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고기 구울 때 사용하는 나무젓가락으로 2대를 때렸는데 큰아이가 부엌으로 가더니 식칼을 잡는다. 식칼로 자기 목 옆을 겨누며 죽겠다고 협박하다가 배에 찌르는 시늉을 한다. 나는 남편과 영상통화를 시도했고, 남편은 큰아이에게 "너 방으로 들어가라"라고 했다. 아이는 "씨발"이라고 욕을 하더니 방으로 들어갔다.
자다가 눈이 찔린 큰아이가 아프고 화가 난 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아이는 둘째가 밤새 아팠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러나 상황을 보면 눈을 찔려 화가 나 일어나 보니 동생이 자고 있었고 자기가 화가 나고 아프더라도 동생이 일부터 자기를 찌른 것이 아니기에 자는 동생을 때리면 안 된다는 인식 정도는 5학년이면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큰아이는 나이에 비해 너무 자기중심적이고 충동적이다. 화가 나도 엄마 면전에 엄마에게 욕을 해서는 안 되는 거다. 정신과 의사는 그걸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중2도 엄마 면전에 대고 그렇게 욕은 안 해요" 의사의 말이다.
의사는 큰아이가 아무리 부모를 협박하고 자극해도 아이에게 휘둘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몇 주 전 정신과 진료가 끝나고 큰아이는 영화 '주술회전'을 보여달라고 하다가 내가 안된다고 했더니 인도에서 차도 쪽으로 슬금슬금 다가가며 나를 협박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정신과 의사와 상담했는데 "아이에게 휘둘리지 않고 끝까지 주술회전을 안 보여 준건 매우 잘하셨다"라고 했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긍정적 강화를 하면 안 된다는 요지였다.
나는 큰아이가 버겁다. 내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곧 방학인데 아이와 함께 할 시간들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