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부인 2

혼자만의 시간 2

by 제니퍼

점심을 차리고 식구들에게 먹으라 했더니 초등학교 1학년인 둘째와 3학년인 첫째가 장난치다 싸운다고 먹질 않는다. 남편은 급하게 먹더니 은행 볼일을 보기 위해 나가겠단다. 오전 내내 아이들 방과 후 수업 듣고 나는 청소, 빨래, 설거지하는 동안 영화보시던 분이 아이들 수련관 수업 데려다줄 시간이 다되어가니 급하게 은행 볼 일이 생각났나 보다. 애들 조금 있으면 수련관 가야 한다고 데려다주고 가라 했더니 본인은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단다. 애들 때문에 자기 스케줄을 조정하기 싫다며 짜증을 내더니 나간다.


수련관에 아이들을 데려다 주기 위해 안방에서 외출복을 갈아입고 있는데 밖에서 악을 쓰며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말싸움에서 몸싸움으로 번진 듯. 감정이 격해진 아이들을 우선 각자 방으로 분리시키고 한숨 돌리는데 남편이 들어왔다.


이기적인 남편을 보니 뚜껑이 열린다. 마침 외출준비도 끝났겠다, 오늘 하루 나는 집을 나갈 테니 당신이 애들을 보라고 통보하고 도서관으로 줄행랑을 쳤다. 혼자 창가에서 책을 보니 너무 행복하다.


그런데...


창밖으로 가족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보인다. 어제 잠들기 전 둘째가 절대 안 살 테니 중고서점에서 책을 보고 싶다고 말하던 게 생각난다. 저 아이들은 부모랑 나들이하고 있는데 내 아이는 엄마 없이 아빠랑 형이랑 수업 끝나고 집에만 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리다. 햇살은 밝고 뛰노는 아이들은 행복해 보였다.


갑자기 내 아들의 소망을 들어주고 싶다. 얄미운 남편 혼자 독박육아 시킬 절호의 찬스였는데 오늘도 마음이 약해진 나는 집으로 갈까 도서관에서 책을 더 볼까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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