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아이만 보면 화가 날까?
아이와 거리두기
아침에 먹을 유부초밥과 사과를 준비하고 아이들을 깨웠다. 아이들은 식탁으로 오지 않고 놀이방으로 가서 블록으로 논다. 단호하게 아침 먹으라고 말했지만 계속 놀이에 집중하는 아이들을 보고 결국 소리를 지른다. 그제야 식탁 앞으로 온 아이들은 핸드폰 영상을 보며 먹여주는 아침을 먹는다. 내 아들들은 왜 스스로 밥을 안 먹을까?(큰아이는 엄마 요리는 너무 맛이 없단다. 내 요리솜씨에 문제가 있는가 싶어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테이크 아웃을 해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먹으려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먹는 것에 관심이 없고, 계속 놀고 싶어 한다.
소아과의사인 하정우 선생님은 밥을 단호하게 치우라고 하신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내 아들들 키가 너무 작다. 영유아 검진을 했을 때 키 크는 주사를 소아과 원장님이 권하셨을 정도로. 이 문제로 대학병원에 갔더니 정상분포라고.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잘 먹이고, 운동시키고, 잘 재우는 것 밖에 없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기 위해 밥을 떠먹인다.
식사 후 초등학교 1학년 둘째 등교준비를 도와주는데 첫째가 화장실에서 "비가 그칠지도 모르니 자전거를 타고 갈 거야"라고 말한다. 바로 집 앞 횡단보도 2개만 건너면 학교. 전부터 자전거 등교는 안된다고 했고, 한 번도 자전거 등교를 한 적이 없는데, 비 오는 아침 갑자기 왜 자전거를 타겠다는 건지 혈압이 오른다. 비가 안 그칠 수도 있잖아! 비가 그친다 해도 선생님께서도 엄마도 안된다고 했던 자전거 등교를 왜 갑자기 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안돼. 비 오는 날 사고가 날 수도 있어. 학교선생님도 자전거나 킥보드 타고 등교하지 말라고 하셨어. 비 오는 날 자전거 탄다고 했으니 하교 후 아무 데도 못 가"
이럴 때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물어보고 이에 대해 대화를 아이와 나눠야겠지만 아침에는 너무 바쁘다. 대화하다 지각할 수는 없다.
친구생일 초대를 받았다는 큰아이는 하교 후 아무 데도 못 간다는 엄마말에 소리를 지르며 화장실 문을 쾅쾅거리며 열고 닫기를 반복한다. 그 소리에 나도 폭발해서 아침부터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친구생일 초대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어제 큰아이가 친구생일 초대를 받았다기에 언제 가냐고 물었더니 친구가 아무 때나 와도 된다고 했단다. 애들 학원시간 때문에 시간을 못 정했나? 시간 되는 친구들과 틈틈이 놀려 그런가 보다 싶었다. "근데 게네 집이 어디야?" 물어봤더니 우리 집에서 도보 30분 떨어진 아파트다. "친구한테 전화하면 친구아빠가 오토바이 타고 데리러 온대" 오토바이를 타고? 그럼 오토바이를 타고 친구네 가는 건가? "진짜 친구생일이 언제인지 잘 모르겠어. 친구한테 물어봐야겠어" 10살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너무 기가 막히다. 내일이라며? 근데 이제 와서 모르겠다고?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너무 괴롭다. 잘 자라서 독립할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