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내외랑 손녀딸이 왔다. 남편이 쉬는 토요일이라 닭백숙 먹으러 의왕까지 갔다.
청계산 자락이라 역시 먹거리가 유명하다.
손녀딸은 차 안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주자 따라 부른다.
지난주 보다 발음이 더 확실해졌다. 아이들은 쑥쑥 자라난다.
멜로디가 없으면 곧바로 노래, 노래하며 신청곡을 주문한다.
우리는 잘 알아듣지 못해도 아들과 며느리는 금방 알아듣는다.
손녀딸 노랫소리를 듣다 보니 벌써 닭백숙 집에 도착했다.
집에서 가까운 곳도 백숙집이 많은데 먼 곳까지 웬 백숙? 아들 며느리에게 물었다.
며느리와 아들이 엄마! 드셔 바 우리 집 옆에 있는 백 숙집과는 차원이 달라.
역시 먹어보니 맛이 최고다. 야들야들한 닭고기 살이 입안에서 녹아내렸다.
남편이 좋아하는 인삼뿌리도 큼지막하게 들어있다.
노란 배추와 무로 담근 동치미도 아삭아삭하고 국물도 톡 쏘는 게 사이다 보다 시원하다.
배부르게 먹고 인근 카페로 갔다. 역시 아이들은 마당이 좋다.
카페 마당에서 한참 비누 방울 놀이하며 놀았다.
비누 방울이 햇볕에 반사되어 무지개 색깔로 방울방울 퍼진다.
그때마다 작은 발로 방울을 잡으려고 뛰어다닌다. 하지만 이내 사라지는 방울들!
끝까지 달려가지만 손에는 잡히지 않는다.
우리 이안이 또 한 번 나비 모양의 기계를 손으로 작동하며 방울을 만들어 본다.
또다시 크고 작은 방울이 햇볕에 반짝이며 날아간다.
까르르 웃는다.
흰나비가 날아왔다.
나비야! 나비야! 애타게 부르며 나비를 잡으려고 손을 뻗친다.
이리저리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나비를 잡으려고 쫓아다닌다.
나비는 얕은 담을 넘어 팔랑팔랑 양파 밭으로 날아갔다.
담 사이로 내려가려는 이안 이를 붙잡았다.
“나비야! 잘 가 우리 인사하자” 했더니 손녀딸은 아쉬운 듯
“나비야! 잘 가” 인사한다. 나비는 알아듣는지 양파 꽃 위에 앉아서
날개 짓하며 팔랑팔랑 거린다. 6월 25일이면 두 돌이 된다.
벌써 우리 손녀가 언제 이렇게 성장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낮잠 자는 시간이 되었나 보다. 엄마 품에서 칭얼칭얼 거린다.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자장가를 불러줬다.
"자장자장 우리 아기, 꼬꼬닭아 우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멍멍 개야 짖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자장자장 우리 아기 자장자장 잘도 잔다. “
단순하고 반복적인 멜로디와 리듬으로 아이에게 편안함을 준다.
옛날 할머니들이 손주를 재울 때마다 부르는 자장가 또 있다.
금자동아 옥자동아 나라에는 충신동아 부모에게는 효자동아
아이의 건강과 훌륭한 성장을 기원하는 자장가이다.
옛날에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자녀들을 키웠다.
역시 시대를 초월하는 자장가의 힘을 보여준다.
꼬꼬닭과 멍멍개가 등장하는 친숙한 가사는 예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던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이의 건강과 훌륭한 성장을 원하는 마음이 담긴 가사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아이들 자장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러 절의 가사가 동일한 멜로디가 안정감을 준다.
슈베르트 자장가는 서정적인 감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이다.
“잘 자라 잘 자라 노래 들으며
꽃같이 어여쁜 우리 아가야
귀여운 너 잠잘 적에
하느적 하느적 나비 춤춘다. “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선율의 이 자장가는
독일 서정시인 클라우디우스의 시에 음악을 붙인 작품이라고 한다.
“섬 집 아기” 이원수 작사, 이흥렬 작곡의 동요도 자장가로 널리 불린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륵 잠이 듭니다."
서정적인 가사와 애잔한 멜로디가 특징이다.
어머니의 사랑과 아기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잘 담아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곡이다.
“잘 자라 우리 아가” 윤 석중 작사, 김 성태 작곡의 동요로 이곡도 자장가로 자주 불린다.
"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 양도 다들 자는데
달님은 영창으로 은구슬 금 구슬을 보내는 이 한밤
잘 자라 우리 아가 잘 자거라. “
“예쁜 아기 자장” 김영일 작사, 김 대현 작곡의 동요 풍 가곡이다.
"우리 아기 착한 아기 소록소록 잠들라.
하늘나라 아기별도 엄마 품에 잠든다.
둥둥 아기 잠자거라 예쁜 아기 자장."
(자장가 노래는 제미나이에서'발췌함)
초등학교 시절 음악시간에 불렀던 동요가 세대를 초월하여 우리 손녀까지 내려온다.
옛날 우리 할머니 무릎에서 들었던 자장가가 그래도 가장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이다.
"자장자장 우리 아기, 꼬꼬닭아 우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멍멍 개야 짖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자장자장 우리 아기 자장자장 잘도 잔다. “
우리 이안이! 많이 컸다. 자장가를 불러 주자 할머니! 싫어!
하며 엄마 품으로 파고든다.
역시 엄마가 최고지!
#자장가 # 섬집 # 예쁜 아기 자장 # 잘 자라 우리 아기 # 슈베르트 자장가 # 닭백숙 # 나비 # 비눗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