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의 적절한 가격이 있을까
최근에 나는 생일이었다.
생일을 맞이해 기념할 만한 곳을 찾다 부산에 있는 한 호텔에 가게 되었다.
기장에 있는 곳인데 부산에 유명한 삼대장 호텔 중에 한 곳이라 꽤나 큰 기대감을 갖고 도착했다.
입구가 정확히 어딘지 모를 프라이빗한 느낌과 웅장한 문을 지나 체크인을 하기 위해 10층으로 올라갔다.
직접 줄을 서서 체크인을 하고 객실과 시설 안내는 얇은 A4종이 몇 장으로 대신한 뒤 방으로 향했다.
기장의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 뷰, 너른 화장실과 큰 욕조에서 보이는 바다는 체크인하면서 기다렸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배가 고파 룸서비스를 시켰다. 3만 5천 원 정도의 궁중떡볶이가 우리 객실까지 오는데 1시간 정도가 걸렸다.
요기를 간단히 한 뒤에 수영을 하러 가기 전에 라운지에 들려 이것저것 간단하게 화이트 와인과 같이 먹었다.
수영을 신나게 하고 저녁을 먹으러 어디 식당을 가볼까 했지만 종류는 많아도 마땅히 가볼 만한 곳이 없다고 판단되어 아래 편의점 같은 곳에서 라면과 맥주, 소시지 등을 사서 올라와 방에서 소소하게 우리만의 파티를 열었다.
그 흔한 넷플릭스 연결도 안 되고 미러링 기능이 없이 hdmi선을 이용해야만 하는 객실의 구린 TV를 뒤로 두고 챙겨 온 패드로 시시덕거리다 잠을 청했다.
그날 밤 결론부터 말하면 객실의 디자인을 떠나 베딩 서비스가 나는 엉망이었다고 판단한다.
각 잡힌 하얀 이불에서 어찌나 먼지가 심하게 나는지 뒤척일 때마다 뽀얗게 이는 먼지에 기침이 절로 나왔다.
호텔 아래에서 자신의 브랜드 이름을 내걸고 이불을 판매하고 있었으면서 어떻게 객실에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
대부분의 호텔은 예약 시 요청사항에 이벤트나 알레르기 음식 등을 알릴 수 있도록 하지만 이곳은 아니었다.
그래서 전화로 물어보니 여기는 생일 서비스가 없다고 말하며 야외 수영장 이용 안내를 어찌나 귀찮게 여기며 대답하는지 물어본 내가 민망할 정도였다. 내가 이상한 것일까.
하루에 2병씩 제공되는 물 이외에 물을 더 마시고 싶으면 병당 1200원의 추가 금액을 내야 했으며 와인잔이나 얼음 역시 추가로 구매를 해야 제공되었다.
이것이 오성급의 제일 좋은 객실에서 누리는 혜택이다.
부대시설은 어디를 가나 리조트가 생각났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를 데리고 방문한 가족단위의 이용객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름에 방문했다면 아마 정말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오성급 호텔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시설은 사우나였다.
회원제 명문 골프장의 사우나 시설이 생각났다. 물론 그뿐이었다.
나의 추측이지만 아마 처음부터 이렇게 구린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족단위로 방문하기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부터 이렇게 관광리조트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전날 저녁 라운지 테이블 위의 조악스러운 조화 장식에 이어 조식을 먹을 때 자리에 커트러리와 함께 제공되는 리넨은 리넨 느낌이 나는 고오-급 휴지였다.
나는 이 호텔의 수준이 딱 그 휴지였다고 생각한다.
오성급을 흉내 내는 웅장한 리조트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오성급의 차이는 결국 서비스이다.
당연히 웅장하면 좋고 미감 좋은 디자인과 너른 뷰를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그 비용을 내고 오성급에 오는 것은 서비스를 누리기 위함이다.
마감 좋고 흔들림 없이 편안한 의자에 앉아 있듯
식탁 위에 올려진 포크의 청결, 접시의 온도, 화장실의 향, 엘리베이터 이용의 프라이빗 등
일상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것들에도 오성급의 품격과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appy Birthday To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