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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Mar 10. 2024

달팽이

정적 속으로

달팽이가 기어나간다.

하루를 그리고 또 하루를

온몸으로 매일을 지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뒤돌아보니

열심히 뱉어낸 투명한 점액질은 보이지 않더라.

사라질 것들이 몸 안에서 우는 소리를 낸다.

몸 아래에서 웅클웅클거리며 나오는 것들.

너희를 서러움이라 부르리라.

생의 끈적거림이

어딘가에 묻는구나.

어디로 는구나.


스러질 것들을 위해


오늘도

기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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