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을 띄엄띄엄 피워낸 꽃들 사이로
바람이 소리 내며 간다.
가을도 바스락거리며 뒤따르다
붉고 노란 흔적, 띄엄띄엄 남긴다.
사람들이 습관처럼 쓰는 말에는 내가 찾고 있던 뭔가 '답안'같은 것들이 숨어 있을 때가 많다.
어제 오후에는 어린이 정원에 피어있는 꽃 몇 송이가 내 걸음을 멈췄다.
사람들이 통상 사랑하는 꽃밭이 아니라
꽃 몇 송이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데, 아름다웠다.
'널 무엇으로 표현해야 이 느낌이 살아날까?'
마음속에서 단어 하나가 떠올랐다.
'띄엄띄엄'이구나.
천천히 느리게, 띄엄띄엄 있어도 좋구나.
시야를 넓히니
가을바람도, 낙엽들도
걷는 나도......
모두 띄엄띄엄......
굳이 만발하지 않아도,
서두르지 않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