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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Oct 11. 2024

부치지 못한 편지


길을 걷다 떨어진 낙엽을 보고 발길을 멈췄다


낙엽에 내 마음을 적는다

끝내 지키지 못한 약속들 그리고

차마 하지 못했던 말들을 적는다

당신이 떠남으로 더욱 선명해진 내 마음을

떨어진 낙엽에 하나 둘 옮겨본다.


눈물에 젖어 붉어진 낙엽들이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나뒹군다

행여 바람이 이 마음을 전해줄까 붙잡아보지만

여전히 이곳에 남아 제자리를 맴돌 뿐.


우연히

당신이 이 길을 걷다가

부치지 못한 이 편지를 발견하기를

마지막으로 이렇게라도 전하는 내 마음이 닿기를


당신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가 오늘도 온 사방에 가득하다


그림.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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