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필
요즘 나는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한다.
눈을 감으면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이 거꾸로 재생되듯 머릿속을 맴돈다.
별것 아닌 말 한마디, 흘려보낸 표정 하나가 다시 떠오르고,
그 순간의 공기와 온도까지 또렷하게 되살아난다.
몸은 분명 피곤한데, 생각은 멈추질 않는다.
나는 마치 ‘자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 같다.
불을 끄고 누워도 생각은 계속해서 나를 깨운다.
내일의 일, 지나간 일, 바꾸지 못한 일들.
그 모든 게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온다.
시계를 보면 새벽 두 시.
다시 눈을 감았다가 떠보면 세 시 반.
창밖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데,
내 머릿속은 소음으로 가득하다.
잠들지 못하는 이유가 불안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고요 속에 혼자 있는 게 무서운 건지 잘 모르겠다.
그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가,
결국엔 아무 의미도 없는 질문들로 흘러간다.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내일은 좀 나을까.”
“이런 밤이 언제쯤 끝날까.”
결국 잠에 드는 건, 해가 뜨기 직전쯤이다.
창문 사이로 희미한 빛이 스며들 때쯤,
그제야 머릿속의 소음이 조금씩 잦아든다.
그렇게 잠들고 나면, 얼마 안 가 다시 하루가 시작된다.
밤을 견디지 못해 겨우 잠들었는데,
아침은 그런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 반복이 얼마나 더 이어질까.
나는 이제 ‘잠’이 아니라,
‘조용한 마음’을 갈망하는 것 같다.
잠들지 못하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나 자신을 마주해야 한다는 게 두려운 걸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오늘 밤도 불을 끄고,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누워본다.
언젠가 이 긴 밤이 나를 놓아줄 때까지,
나는 그저 눈을 감고 버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