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마치고

나는 오늘도 후회를 한다.

by 나를찾는글

어제는 예전에 다녔던 아나운서 학원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그동안에는 '합격자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최근 합격의 노하우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해왔는데

어제는 연말 특강이라고 해서, 특강 이름에서 오는 부담은 조금 덜하면서도

어떤 이야기들을 해줄까 고민이 더 컸다.

그러다 짧은 잔소리 몇 가지와 Q&A 시간으로 강의 가닥을 잡았다.

최근에 아나운서 학원 두 곳에서 강의를 몇 달간 진행했던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공간과 주제가 주는 부담감에 간만에 또 긴장을 조금 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내 특강을 들으러 와준 분이 많았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수십수백명 앞에서 마이크를 잡아본 터라

대중 앞에서는 쉽게 긴장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특강처럼, 사람들이 나를 보러 와주는 날은 기분이 좀 다르다.

긴장되고 부담된다.

이것도 겸손일까.

내가 뭐라고, 내 이야기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시간 내어 와주셨을까.

그러면 나는 어떤 이야기들을 해드릴까.

어떻게 잘 정리해서 귀에 쏙쏙 박히게 말씀드릴까.

막상 이렇게 긴장하다가도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면 금세 집중해서 열과 성을 다한다.


하지만 강의가 끝나면 여지없이 아쉬움이 몰아친다.

어제의 강의는 그렇지 않았으나, 어제의 강의를 복기하는 지금이 그렇다.

'조금 빨랐던 것 같아'

'더 친절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 > 당연히 친절했지만, 나긋나긋 한없이 따듯한 강사가 내 추구미랄까

'희망과 에너지를 더 드릴 걸' > 늘 이런 다짐을 하고 가지만 늘 현실 직시를 많이 시키는 편이다.


세상 일이 늘 내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작년 즈음부터 조금씩 제대로 느끼고 있다.

겨우 2시간이 채 안되는 강의 후에 이런 생각을 적는다는 게 조금 우습기도 하지만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그래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하고 오늘도 이 후회를 소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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