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이 새롭게 보인다
영종도의 갯벌은 신비롭다.
넓은 가슴으로 모든 걸 품어줄 듯 웅장하게 나에게 손을 내민다.
또 다른 모습은 모든 걸 삼켜 버릴 듯 어둠 속에 나를 가두는 듯 다가온다.
영종도로 이사 온 후 그동안 봐왔던 비릿한 바다냄새와 오염되고 지저분하게만 느껴졌던 이미지가
이제는 완전히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맑은 날, 흐린 날, 폭풍우의 치는 어두운 날까지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영종도의 바다~
썰물 때는 속살을 여실히 드러내는 갯벌의 모습~!
어느새 나를 깨워 붓을 잡게 해 준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세계적으로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큰 곳으로 유명하기도 한데
나는 아직도 밀물과 썰물의 시간 때를 잘 못 맞춘다.
지난번 사진 찍었던 시간대에 그 장면을 그리러 나가면 밀물이 썰물이 되어 있곤 하니 말이다.
밀물도 썰물도 그때그때 주어진 환경에서 어반드로잉 하는 묘미가 있으니 당시의 상황을 눈으로 마음으로
붓으로 표현하며 즐기면 된다.
하늘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싶어 바탕에 물칠을 하고 어둡게 채색을 시작하는데
앗! 종이가 습기가 가득 찼다.
종이는 습기를 먹으면, 표현이 마음대로 안돼 사용하기 곤란하다.
채색을 하면 쑥 스며들어 번지기 효과는 당연히 못주고 스며든 얼룩 자국이 생긴다.
하지만 그것도 이용하기 나름~
자국을 일부러 낸 것처럼 채색하면 더 수묵화 같은 느낌을 줄 수가 있다.
하늘을 거칠게 완성시키고 갯벌은 물번지기를 이용 이 또한 거칠게 표현했다.
물을 많이 사용해도 견뎌낼 수 있는 좋은 종이 수채전용지가 필수다.
습기 찬 종이로 더 러프하고 운치 있게 바다풍경을 완성해 본다.
집에 돌아와 찍어온 사진 보고 한 장 더..
꽤 어렵지만 재미있는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