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여행,꼭 가야하나?
2020년 2월.. 30년 다니던 직장을 은퇴할 때 즈음
전 세계 코로나 팬데믹이 한참 번지기 시작 할 때였다.
코로나19가 어떤 양상으로 번질지 꿈에도 모른 채 무지개 꿈을 꾸며 미술학원을 오픈했다.
남들은 은퇴여행으로 미주일주다 유럽일주다 하는데 미술학원 오픈으로 해외여행은 뒤로
밀려난 상황이 된 것이다.
학원홍보와 수강생 강의등으로 나는 학원에 발이 묶였고, 곧이어 코로나19로 꼼짝 못 하게 되었다.
학원사업도 코로나19로 오픈 몇 달 만에 어렵기 시작,
정부의 방침에 따라서 기약 없는 휴업에 휴업을 반복하다가 결국엔 2년 반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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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프리랜서로 롯데 문화센터(본점, 건대점, 잠실점) 종로구청, 퇴직롯데임원 강의등으로 바쁘게
어반스케쳐로 활동하고 있으니 시간을 따로 내어 가야 하는 해외여행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허리디스크가 도졌다.
은퇴 후 급속히 나빠진 허리협착이 심해서 결국 수술을 받기로 예약을 하고 좀 더 건강한 몸상태로
수술을 받기 위해 거의 10여 일을 꾸준히 개인 PT를 받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조금씩 조금씩 허리상태가 호전되고 있었다.
수술을 위해 하루 전 입원!
입원수속하고 수술대기 상태에서 현재 허리상태를 촬영한 사진을 보며
다시 한번 담당의사와 세밀한 면담을 하였는데 수술을 좀 더 미뤄보는 게 좋겠다는 최종결정을 내려졌다.
입원한 지 몇 시간 만에 그렇게 드라마틱한 퇴원을 하였다.
하지만 먼 여행을 가기엔 아직 온전치 못한 허리상태라 꼼짝없이 요양과 PT를 받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그림그릴 대상을 주변에서 찾기로 했다.
해외여행 사진을 구해서. 보고 그리기,
핀터레스트에 들어가면 온갖 사진이 넘쳐난다.
어차피 당분간 먼 곳 여행 못 간다면 사진을 보고 그리기로, 마음을 달래 본다.
현재는 시원한 방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사진으로 해외여행 드로잉 중인데
일정도 특별한 여행준비도 필요 없고
단지 갈 곳만 정하고 붓을 들고 스케치하면 되는 것!
번거로운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고 복잡한 비자신청도 필요 없는 홀가분한 여행!
다만 몇 시간 동안 특별한 한 곳을 구경하고 올 수도 있고, 또는 며칠 몇 달을 체류하면서
현지인처럼 살아보며 그림을 그릴 수도 있는...
"어제 저는 스페인의 마드리드에 다녀왔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프라도 미술관도 둘러보고 말이죠~^^
내일은 18세기 국왕들이 살았던 마드리드 궁전에 가서 멋진 스케치여행을 할까 합니다"
뒤집어 생각해 보니 마음먹기에 따라서 이런 방법도 나름 위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