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까치발로 다가가는 대화

마음을 여는 말, 그것은 사랑

by 드림북


하루의 시작, 아이에게 건네는 한마디


저는 매일 아이들을 만날 때 이렇게 말문을 엽니다.

“오늘 기분이 어때?”

“학교는 재미있었니?”


짧은 질문이지만, 이 말에 아이들의 표정이 달라지는 순간을 자주 목격합니다.


어떤 아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또 어떤 아이는 두 눈을 반짝이며 오늘 있었던 일을 줄줄 이야기합니다.


질문은 그날의 감정 상태를 자연스럽게 읽어낼 수 있고, 이어지는 수업도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기에, 저는 항상 질문에서부터 수업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사랑과 관심은 ‘질문’이라는 문을 통해 전해진다는 것을요.


질문은 밖으로 끌어내는 힘


‘가르친다’는 뜻의 영어 단어 educate는 라틴어 educare에서 왔습니다.


그 뜻은 '밖으로 끌어내다.'


교육은 지식을 집어넣는 일이 아니라, 아이 안에 이미 있는 가능성과 감정을 밖으로 이끌어내는 일입니다.


질문은 그 가능성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됩니다.


저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저마다 비밀정원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곳에는 말하지 않은 꿈과 소망, 상처와 추억이 조용히 어우러져 있지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는 건, 그 정원을 살짝 들여다보는 행위 아닐까요?


질문은 마치 까치발을 들고 조심스럽게 담 너머를 들여다보는 따뜻한 시도입니다.


그 질문이 진심을 담고 있다면, 상대는 그 정원의 문을 조용히 열어줄지도 모릅니다.


질문이 관계를 바꾸고, 마음을 엽니다


좋은 질문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마음이 담겨야 합니다.

단순히 “오늘 뭐 했어?”보다 “오늘 네가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야?” 같은 질문은 훨씬 깊은 대화를 이끌어냅니다.


둘째, 경청이 뒤따라야 합니다.

질문을 던진 뒤엔, 기다리고 들어주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그것이 진짜 관심입니다.


셋째, 공감의 마음으로 질문해야 합니다.

정답을 유도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아이에게 ‘존중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질문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관계의 시작이며 감정의 다리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누군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말은 ‘무엇이 널 웃게 했어?’, ‘그때 어떤 마음이었니?’ 같은 한마디일지도 모릅니다.


마음을 여는 말, 그것은 사랑입니다


질문은 사랑에서 시작되고, 질문은 마음을 만지는 기술입니다.


아이들과 하루를 시작하며 건네는 작은 질문이 쌓이고 쌓여, 저는 그 아이들의 내면에 피어나는 정원을 봅니다.


때로는 슬픈 꽃이 피어 있고, 때로는 햇살 가득한 웃음이 피어 있지요.


그 모든 풍경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질문 덕분입니다.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속 정원을 향해 조심스럽게 물어보세요.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그 말이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밝혀줄 수 있습니다.


질문은 대답보다 더 깊은 이해로 이끈다.” – 피터 드러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중1 다은이에게서 배우는 삶의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