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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까 보내야 할 사람

함께 있어 고맙고, 떠나줘서 더 고마운

by 드림북


부모의 역할과 자녀의 독립에 대하여


며칠 전, 딸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오랜만에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직장생활 1년 차에 접어든 딸은 사회생활에도 잘 적응하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앞으로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 이야기가 머문 주제는 바로 ‘독립’이었습니다.


저는 자녀가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일정 시기가 지나면 부모와 분리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여 자기 삶의 주인이 되도록 돕는 데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함께 있어 고맙고, 떠나줘서 더 고마운


제 주변엔 자녀가 결혼할 때까지는 물론, 결혼 후에도 함께 살기를 원하는 부모님들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도 소중하니까요.


하지만 저와 남편은 언젠가 딸을 따뜻하게 보내야 할 시기가 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행히 딸도 저희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며, 스스로 독립할 시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도 고맙고 든든할 수가 없더군요. 부모로서 한 걸음 물러나 지켜볼 용기를 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때 독립한 아이는 단단해집니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강사 A가 떠올랐습니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혼자 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모든 게 서툴렀다고 해요. 청소며 요리, 공과금 납부까지… 혼자 감당하는 삶이 만만치 않았죠.


하지만 1년이 지나자 얼굴부터 달라졌습니다.


주말마다 부모님 집을 찾아가 “이제야 엄마 아빠의 수고를 알겠어요”라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삶의 태도와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녀의 부모님도 그런 딸의 성장을 대견하게 지켜보셨지요.


스스로 삶을 꾸려가는 과정 속에서 아이는 어른이 되고, 부모는 한 걸음 물러나 지켜보며 또 다른 성장을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건강한 독립의 힘입니다.


때를 놓치면, 거리도 멀어집니다


반대로 독립의 시기를 놓친 경우도 있습니다.


이웃에 사는 청년 B는 30대 중반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었지만, 생활의 자율성과 책임감은 부족했습니다.


그는 퇴근 후 따뜻한 저녁을 차려주는 어머니의 정성과, 일상을 케어해주는 아버지의 손길에 익숙해졌습니다.


점점 자신만의 삶을 꾸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요.


업무에서 오는 사소한 스트레스도 부모에게 투정으로 풀기 시작했고, 작은 갈등에도 예민하게 반응했습니다.


결국 부모와의 정서적 거리도 멀어졌고, 독립을 시도하려 할 때는 이미 감정의 골이 깊어져 있었습니다.


공간만 분리되지 않은 게 아니라 마음도 함께 엉켜버린 것이지요.


독립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


자녀의 독립은 결코 슬픈 이별이 아닙니다.


오히려 함께할 수 있어 고맙고, 떠날 수 있어 더 고마운 과정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선물은 바로 ‘날개’와 ‘뿌리’입니다._ 괴테


부모가 먼저 따뜻한 등불이 되어준다면, 자녀는 자신만의 길을 두려움 없이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언젠가 독립을 이야기할 때, “그래, 잘 다녀오렴” 하고 미소 지을 수 있는 부모이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자녀가 언제 독립하길 바라시나요?


오늘은

자녀의 ‘독립’이라는 주제를 놓고 대화해보세요.

그 안에 부모와 자녀 모두의 성장이 담겨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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