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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으로 Apr 14. 2022

4월 14일의 꽃, 흰 나팔꽃

'넘치는 기쁨'이라는 꽃말

 '팬시'하면 '모닝글로리'죠. 어렸을 적 지우개 회사 이름으로 먼저 접했던 나팔꽃의 영어 이름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화이트 모닝글로리의 꽃말에 대해 이야기해보아요.

 넘치는 기쁨!

 기쁨이 바다의 파도처럼 일렁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만조가 된 기쁨의 바다가 넘칠 듯이 찰랑찰랑. 기쁨이 넘쳤던 순간을 기억하면 왠지 가슴속 심장 부근이 간질거리는 느낌이 납니다. 원하는 시험에 합격했을 때, 마음에 간절히 담아 두었던 사람과 인연이 닿았을 때, 긴긴 겨울을 지나 드디어 볼에 닿는 바람이 부드러워졌을 때, 외국여행 중 시원한 가을날 이른 저녁 말간 하게 취기가 올랐을 때, 정도가 기억나네요. 행복과 기쁨을 만끽했던 순간들.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그때의 기분과 비슷한 기쁨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추억은 소중한가 봐요.

 작은 기쁨을 느끼는 것도 지금은 아주 소중합니다. 자주 찾아오지 않으니까요. 앞으로 살면서 그야말로 '넘치는 기쁨'을 느낄 순간이 다시 찾아올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젊지만 새로운 이벤트가 생길일이 없을 것 같아서요. 인생을 계획적으로 살기보단 오늘 하루에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라 더더욱 기대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며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살면 그만이겠지, 생각합니다. 욕심나고 부러운 것들은 많지만, 그리고 갖고 싶은 것도 많지만 생각이 나면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어 휘발시켜버립니다.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목표한다고, 욕심을 갖고 행한다고 해서 다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도 압니다. 오히려 이루지 못하는 게 더 많다는 것도요. 그래서 미래는 잘 생각하지 않는데, 오늘 꽃말을 바라보니 문득 생각해보게 되네요. 또다시 '넘치는 기쁨'의 순간이 한 번이라도 올까, 하구요.

 씁쓸하네요. 그래서 또 이 헛헛한 마음을 휘발시켜봅니다. 인생사 새옹지마. 어찌 될지 누가 알겠어요? 언젠가 죽기 전에 한 번은 넘치는 기쁨의 바다에 퐁당 빠져보겠죠? 아마도!

 정말 그날이 오면 그땐 환호의 나팔을 불어보렵니다. 모~닝 글!로!리이-(이 음 아시면 최소 80년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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