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만나고 헤어진다. 사람은 기대하면서 만나고 실망하면서 헤어지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영원한 관계는 있을 수 없다. 사람은 순간적으로 착각하는 것이 지금 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찰나이고 지나가 버린다. 따라서 잘 만나고 잘 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봉사활동하러 다닐 때 나보다 더 연령이 적은 분이 중풍 등으로 몸을 제대로 쓰지 못하거나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관순여사가 1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정말 우리 인생은 누구 말대로 이제는 덤으로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덤으로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할까?
덤으로 살지만 너무나 짧은 순간에 우리는 인간관계로 상대방에게 실망하고 괴로워하고 미워하고 원수가 되기도 한다. 많은 후회와 연민 속에서 갈등하고 슬퍼하는 것이다.
사람은 너무 기대가 크면 크게 실망하게 되고 회복할 수가 없다.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편견과 선입견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고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접근조차 하려고 하지 않다. 사실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상대방에게 투사하기 때문에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투사의 일종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만큼 한번 깨진 인간관계는 어렵고 상대방에게서 받은 나의 상처뿐만 아니라 나의 행동은 또다시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주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대로 앙숙이 되거나 원수가 될 수 있다.
나는 최근 한 후배직원에게 가까워지려고 노력을 많이 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후배직원들에 대해서 성격이 독특하다고 안 보는데서 험담을 많이 하였다. 하지만 나는 훨씬 선배이고 경험이 많이 있으니까 또 나름대로 친화력이 있으니까 충분히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가가서 열심히 배려하는 말도 하고 호의를 보이려고 노력하였다. 그 후배직원과 나는 남 다르게 친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단순히 호의가 담긴 몇 마디의 말 나눈 것 가지고 결코 관계는 좋아지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리 친해지려고 노력해도 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도리어 호의를 보였던 조금 변화하기를 원하는 내용을 말했던 내게 반발하는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크게 낙담했다. 기대가 매우 컸던 나는 그러면서 너무 크게 실망하였고 앞으로 그 후배직원과는 회복이 안될 것 같은 결과를 갖게 되었다.
그것은 차라리 서로 거리를 두고 있었을 때보다도 훨씬 더 불편한 사이가 되는 것을 느꼈다. 나의 잘못인가? 그의 잘못인가? 곰곰이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서로 간에 거리를 두고 명백한 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무한반복되는 일이지만 진짜 앞으로는 앞으로 상대방의 성향의 다양성을 인정하되 거리를 두고 명백하게 선을 유지하는 그러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