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것들이었어
내가 그 방에서 배운 것
자식 새끼는 하나 소용 없다는 것
늙으면 얼른 죽어야 한다는 것
TV속 어른들은 입만 열면 거짓부렁이라는 것
ㅡ 씨부럴 것들!
조그만 얼굴이
부들부들 화를 내다 곧 죽을 것 같았는데
어느새 잠이 들어
푸우우 코를 골 때
독설을 뱉던 입에서 틀니를 빼고
순한 양으로 변했을 때
학교에서 아이들과 하는 놀이보다도
더 우습고 쉬운 것 같았거든
꾸덕꾸덕한 손등은 꾹 누르면
움직이지 않고
그 손이 만지면 배가 아픈 것도 싹 나았지
그래서 그 방에서 놀았어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을
배우기 위해
굳은 손등을 꾹 누를 때마다
비밀은 속삭이고
울컹울컹 내가 자랐어
방은 작아지고
나는 자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