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에서

마음의 산책: 시

by 하태수 시 수필

그 역에서



세월은 들길을 닮아

굽이굽이 돌아

어느새 발끝에 와닿는다.


묵은 바람 하나

가슴 언저리를 스치고,

속 깊이 감춰둔 생각들이

들꽃처럼 피었다가 져간다.


바쁘게 흘러온 시간,

머물 틈조차 없던 날들 속에

잠시 고개를 들면~

그 자리에,

낡은 간이역 하나

기적 소리 없이

조용히 나를 반긴다.


잊었다 여긴 청춘이

하늘빛 먼 곳에서

가만히 고개를 돌리고,


굽은 어깨를 어루만지듯

고향의 바람 하나

풀잎처럼 내려앉는다.


그렇게,

내 마음 깊은 곳에

말없이 등을 토닥여주는 곳~

그 역은

늘 그 자리에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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