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살아 있다.

마음의 산책: 수필

by 하태수 시 수필

나는 아직 살아 있다.


나는 아직 살아 있다.심장이 뚜렷하게 박동 치고,

이름을 부르면 고개를 들고 대답할 수 있다.

가끔은 잊어버리기도 하고,걸음이 느리긴 해도

분명히 나는, 지금 이 삶의 한 자락을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아직도 혼자 다니세요? “어르신은 이제 푹 쉬셔야죠.”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힘든데요...”말끝마다 나를

‘지나간 사람’으로 정리하려 한다. 그들 눈에 나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제 그만둘 때가

된 사람’으로 보인다.


나는 그런 말보다 그 말에 깃든 시선을 견디기 어렵다.

나는 아직도 사랑을 생각하고,마음 한구석에 풀지 못한

인생의 질문 들을 품고 있고,가끔은 눈물이 나도록

외로운 밤을 지나며 내일을 생각한다.


내일이 있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그 증거는,.

더는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삶의 자격이다.

노년은 생의 마지막 장이 아니라 이야기의 가장 깊은

문장들로 채워지는 시기다


그 시간엔 서두를 것도, 포기 할 것도 없다.다만 ‘지금’

이라는 한 문장 속에서 내가 나로서 숨 쉬고 있다는 것.

나는 아직 살아 있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 '끝'을 말하지

말았으면 한다


내가 쓴 글 하나,.내가 내민 손 하나, 내가 눈여겨본 풀꽃

하나에도 여전히 생명의 의지가 있다

노인이란 말이 ‘약하다’, ‘쓸모없다’는 말과 함께 묶이지

않기를 바란다

.

늙는다는 것은 퇴보가 아니라 변화의 다른 이름이다.

이 느린 속도 속에 가장 깊은 삶의 의미가 배어 있음을

이 사회가, 이 시대가 다시 보았으면 한다.


나는 아직 살아 있다.

그러니 나를 ‘살아 있는 사람’으로

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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