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산책: 수필
노년의 삶은 조용해진다.
발소리도 작아지고, 말수도 줄어든다.
하루가 긴 것 같지만,
지나고 보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또 저문다.
어떤 날은 창밖만 바라보다
하루를 보내고,
어떤 날은 오래된 사진첩을
펼쳐놓고
기억 속 친구의 이름을 혼잣말로
불러본다. 죽음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이제 그런 얘긴 말아요”라는
말로 애써 입을 막는다.
고요한 퇴장은,
입을 닫아버린 사회가 만든 외로운
작별이다.
나는 생각한다.
노년은 죽음을 준비하는 시기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살아가는 시기여야 한다고.
죽음을 말할 수 있어야, 삶을 더욱
진실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나는 언젠가,
고요한 병실 한쪽에서 누군가가
이런 말을 꺼냈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
“그냥, 나란히 누워서 잠들듯이
같이 갔으면 좋겠어요.”
그 말은 죽음을 말하면서도
삶의 온기를 품고 있었다.
그러니까,
죽음을 말하게 해 달라.
노인의 입에 '마지막'을 허락해 달라.
고요한 퇴장, 그러나
그 안에도 여전히 삶의 결이 있다.
남겨진 말,
남겨진 눈빛,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사랑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