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많은데, 말하기가 어렵다

타겟 프로모션을 통해 살펴본 데이터 리터러시

by 도란기록

요즘은 데이터 리터러시가 중요하다고들 말합니다.
조직도 의사결정에 데이터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기술이 먼저 다가온 느낌입니다.

BI 도입, 실시간 대시보드 등등.. 누구나 실시간으로 지표를 확인할 수 있어 성과는 숫자로 정리되고 결과는 그래프로 시각화됩니다.


그런데 숫자는 산재하는데, 정작 보는 사람은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의 프로모션만 해도 수 많은 지표 중 성과는 결국 반응률, 다운로드 수, 매출로 이야기됩니다.

그렇게 되면 숫자는 쌓이지만, 예산을 들여 만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문화는 서서히 의미를 잃어갑니다.


숫자를 본다는 건, 단순히 수치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그 숫자 뒤에 있는 맥락을 읽는 것입니다.
무엇이 진짜 성과인지, 그게 왜 그런 결과로 나타났는지.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사실 훈련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부분도 많습니다.

오늘은 타겟 프로모션을 예시로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타겟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실행하다 보면, 캠페인 성과를 숫자로 말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대상 고객을 정하고, 메시지를 구성하고, 혜택을 태우고 나면 며칠 뒤 대시보드에는 보기 좋은 수치들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유입 수, 다운로드 수, 사용률, 전환율. 모든 게 잘 돌아가는 듯 보이죠.

그런데 진짜 어려움은, 바로 그다음입니다.

성과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수치는 많습니다. 다운로드 수, 다운로드 대비 사용률, 신규 유입자 수, Wake-up 고객 수, 결제 단가, 리텐션...


엑셀로는 무한히 보여줄 수 있지만, 정작 회의실에선 말문이 막힙니다.
무엇이 진짜 성과인지, 누가 그걸 정의해 줄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어떤 캠페인은 다운로드 수가 많지만 사용률이 1%도 되지 않고, 다른 캠페인은 다운로드는 적지만 그중 절반이 실제 결제로 이어집니다.
또 어떤 경우는 반응률도 낮고 수치도 저조하지만, 평소엔 절대 움직이지 않던 고객이 반응하는 변화가 감지되기도 하죠.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성과를 제대로 해석하려면, 지표를 여러 개 나열해서 비교하는 걸로는 부족합니다. 오히려 지표 하나를 보더라도,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내려는 시도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반응률이 낮다’고 말하는 대신

“왜 이 고객군은 반응하지 않았는가?”
“반응은 낮지만, 그 안에 의미 있는 움직임은 없었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순간부터 해석은 시작됩니다.

핵심은 지표 자체가 아니라, 그걸 바라보는 사람의 해석력에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A 캠페인의 반응률은 3%, 반응자 수는 1,500명.
B 캠페인의 반응률은 1.5%, 반응자 수는 500명.


숫자만 보면 A 캠페인이 월등해 보입니다.

하지만 총 유입자 수와 구매건수를 고려하면,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A 캠페인이 진행된 저번 주, 전체 유입은 10만, 총 구매건수는 5천이었습니다.

1,500건의 반응은 전체 중 약 30% 기여입니다.

반면 B 캠페인이 진행된 이번 주는 유입 자체가 줄어 3만, 총 구매건수는 1천.
500건의 반응은 50%를 기여한 셈입니다.

단순 수치만 보면 A가 우세하지만, 환경 대비 영향력으로 보면 B가 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던 겁니다.


이쯤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거 다 아는 얘기 아닌가요?” / “당연히 기여율도 봐야죠.”


그런데..정말 그럴까요? 실무에서 수많은 캠페인 결과를 다뤄보면,

이 정도의 해석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반응율과 매출로만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걸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굳이 기여율까지 봐야 하나?” / “전체 유입 줄어든 건 외부 환경이지, 캠페인 책임은 아니잖아.” / “대충 반응률 낮으면 그냥 다음엔 다른 타겟으로 가면 되지.”


그렇지만 이 단순한 숫자 하나를 한 번 더 뜯어보고, ‘환경 대비 기여’를 따져보는 사람이 조직에 있다면?
이 사람은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성과의 본질에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이 됩니다.

단순한 수치에 머무르지 않고, 이 숫자가 조직과 사업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해석하려는 태도.

이런 태도는 단순히 성과 보고서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을 넘어, 조직의 전략 감각을 바꾸고, 사업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눈을 키워줍니다.


요즘처럼 자동화된 지표 생성과 요약이 당연한 시대일수록, 지표를 넘어서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의 가치가 더 커집니다.


이건 결국, “지표 하나에도 맥락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훈련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훈련을 거친 사람만이, 숫자를 정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이 됩니다.


지표 하나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인사이트가 되기도 하고, 그저 숫자 나열로 끝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묻습니다.

“이 숫자, 정말 다 말해주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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