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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Jul 10. 2021

하루에 두나라 찍기

아프리카, 항공엔지니어

하루에 두나라 찍기

미리 챙겨놓은 가방에 여권, 회사 ID 카드, 그리고 지갑을 확인하고 얼른 유니폼을 입고 대기하고 있던 차를 타고 20분을 달려 본사 해드 쿼터로 갔다.


승무원 명부를 확인하고 브리핑룸으로 갔다. 세명의 캐빈승무원과 로드마스터가 이미 와서 브리핑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조종사 두 명이 안 보인다. 스케줄 시간이 20분이 넘어도 안 오고 있다. 거의 40분이 흘러 네덜란드에서 온 캡틴이 먼저 도착하고 부기장이 도착했다.


항공기 출발 시간이 40분이 늦춰져서 늦게 왔다고 한다. 모두 모여 간단히 브리핑을 마치고 비행기로 행했다.


항공기에 도착해서 1A 좌석에 가방을 놓고 항공기 로그북을 확인해 보니 깨끗하다. 오늘의 비행은 기내 좌석을 떼어내고 기내에 화물을 싣고 운항하는 미니 카고로 수단의 카툼공항까지 운항을 한다. 나는 카툼공항에서 항공기의 로그북에 확인서명을 하면 오늘의 Flying Duty 업무는 끝난다.


화물기에 탑승하는 캐빈 승무원들의 임무는 비행 중에 기내를 돌며 기내에 적재된 화물들의 상태를 20분마다 확인해야 한다.


밖에 열기가 후끈한 두바이 공항에서 이륙 한 비행기가 두바이 다운타운 근처의 상공을 지나며 내게 멋진 사진을 찍을 기회를 제공했다.


거의 4시간을 날아서 한참을 사막 지형이 보이더니 뱀처럼 구부러진 강줄기가 보이면서 녹색의 농경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강가를 따라서 항공기가 카툼 공항에 내리고 문이 열렸다.

밖에서 대기하던 지상 조업 직원들이 십여 명이 넘게 기내로 들어왔다. 기내에 적재된 화물 위에 그물들을 걷어내고 박스 한 개씩 들어서 차로 옮겨 싣는다.


두바이에 있는 포터블 롤러가 여긴 없다. 모든 박스들을 직원이 하나씩 옮긴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 조업 직원들이 수고 덕분에 모든 짐들이 내려졌다. 그리고 사무장이 지상 직원들에게 음료수와 약간의 간식을 제공했다.


나도 견딜만한 온풍이 불어오는 밖에 항공기 상태를 확인하고 기내로 돌아와 항공기 로그북에 확인서명을 마치고 로그 카피를 지상 직원에게 전달했다.  


모든 하역을 마치고 텅 빈 항공기는 케냐의 나이로비로 두 시간 반 동안 비행을 했다. 케냐의 땅에 들어오자 넓은 초록의 땅이 펼쳐졌다.


항공기가 2만 피트를 지나 하강을 시작하며 짙은 구름 층이 펼쳐졌다.

나이로비 관제사의 아프리카 특유의 엑센트와 경쾌한 환영 인사가 VHF 채널을 통해 들려왔다.


"웰컴 투우 나이로비."


그리고 계속되는 그의 코믹스러운 멘트가 조종석에 있는 우리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다.


오늘은 녹색의 벌판에 뛰어노는 얼룩말과 기린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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