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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Sep 15. 2021

이탈리아 산속 마을의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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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알프스라 불리는 돌로미티 란 산악지역을 방문하기 위해 베니스에서 기차를 타고 베로나에서 내려 기차를 갈아타고 2천 미터의 암벽으로 둘러친 산을 따라 3시간 정도 걸려 토렌트 역에서 내렸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로 가기 위해 다시 버스를 타고 시내 외곽의 강을 따라 20분 만에 도착했다.  길옆으로는 온통 포도밭과 사과 과수원 밖에 안 보인다.


버스에서 내려 다시 7분을 걸어서 사과들이 주렁주렁 열린 과수원 길을 걸어 숙소에 도착했다.  


아담한 호텔에서 한쌍의 독일인 부부가 나왔다. 어설픈 영어로 주인은 이곳에 살지 않으니 전화로 연락하라고 알려줬다.


주인에게 전화를 하는 동안 독일인 부부와 대화를 나누었다.

"저녁이 돼가는데 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 저녁 먹으러?"


"아하. 우리 지금 이곳 산속 마을에서 열리는 콘서트 예약을 해서 거길 가는 거야."


나는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했다. 아내에게 우리도 갈 수 있으면 가자고 동의를 구했다.


"거기 어떻게 예약하지? 우리도 가고 싶은데."


"그래? 그럼 우리와 같이 가! 우리 차로 같이 가면 돼. 작은 콘서트라 예약 없어도 가능할 거야. 빨리 준비하고 같이 가자."


그렇게 우리는 예정에 없던 산속 마을의 콘서트를 보러 차를 타고 산길을 40분을 넘게 달려 '알고네' 란 산속 마을에 도착했다.  

콘서트가 열리는 장소를 간신히 찾아서 행사 진행자를 만나서 콘서트를 보러 왔다고 하자 깜짝 놀란다.


외국인이 올 줄은 몰랐다고 하며 마련된 예약석이 꽉 찼다고 했다. 담당자가 몇 명의 행사 진행자와 잠깐 얘기를 나누더니 특별히 콘서트가 보이는 이층 발코니에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을 해주었다.


관람 허락을 받고 시간이 남아 저녁을 먹기 위해  마을에 식당이 있는지 마을 사람에게 알아보니 이 마을에는 식당이 전혀 없단다.


할 수 없이 구글을 검색하고 30분 거리에 떨어진 다른 마을로 가서 저녁을 서둘러 먹고 콘서트가 열리는 곳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관람할 발코니로 가기 위해 가정 집안으로 들어가 이층으로 올라가 발코니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얼마 안 있어 콘서트 장이 있는 잔디밭에 40대부터 80대까지 연령의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합창단과 지휘자가 나와 공연을 시작했다. 오늘의 공연 산에 대한 이야기를 연극과 노래로 표현한다고 했다.


모두 이탈리아로 진행이 되었으며 이탈리아를 약간 알고 있는 독일인 부부의 설명을 듣고 느낌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역시 음악은 언어가 필요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이 노래하는 산과 나무, 식물들의 느낌을 마음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


가로등 하나 없는 새카만 하늘에 밝게 빛나는 별들과 초승달을 보며 잔디밭에서 진행되는 음악 콘서트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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