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발산형

몸으로 배우는 아이

by 작가 앨리스

“우리 아이는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해요.”
“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은 안 듣고 돌아다니고 딴짓만 한데요.”

“혹시 ADHD는 아닐까요?

“혼을 내도, 타일러도 소용없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

처음 케빈 어머니를 만났을 때, 얼굴엔 걱정이 가득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조용히 수업에 참여한다는데, 우리 아이는 늘 움직이고, 수업 중간에 일어나 돌아다닌다는
이야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저는 케빈의 행동을 문제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아이는 몸으로 배우는 아이일 수 있겠네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케빈의 수업 모습을 관찰하면서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케빈은 '산만한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몸을 써서 배우는 방식이 더 자연스러운 아이였을 뿐입니다.


아침 인사를 할 때부터 케빈은 몸이 들썩였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의자에 앉아 영어 노래를 듣고 있을 때,
케빈은 손을 들며 말했죠. “선생님, 일어나서 불러도 돼요?” 선생님이 설명을 시작하면, 금세 의자에서 내려와 다른 친구 책상을 기웃거리거나 교실 벽의 포스터를 바라보며 질문을 쏟아냅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동작이 들어간 노래나 게임 활동이 시작되면, 케빈은 집중력과 반응력이 180도 달라집니다. 가장 크게 웃고, 가장 먼저 손을 들고, “또 해요!”를 외치는 아이가 바로 케빈입니다.


아이의 기질, 시선만 바꾸면 다르게 보입니다. 케빈은 ‘에너지 발산형’, 위의 5가지 유형중 활동가형 유형의 아이입니다. 이 유형의 아이는 책상 앞에 조용히 앉아 있는 것보다, 움직이며 직접 경험할 때 학습 효율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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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가형 아이의 특징은 이렇습니다.:

에너지가 풍부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싶어 합니다

새로운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탐색하려는 욕구가 강합니다.

반복, 암기, 정적인 수업엔 금세 흥미를 잃습니다.

몸 전체로 학습하고 싶어 하며, 감각 경험에 몰입합니다.


이런 아이에게 “가만히 좀 있어!”, “조용히 해!”라는 말은 오히려 아이의 에너지를 억누르고 자존감을 깎아낼 수 있습니다. 부모와 교사가 이 기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이는 자기 자신을 ‘문제 있는 아이다’라고 오해하게 될 수 있습니다.


�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하는 활동형 체험 수업 형태로 조정했습니다.

케빈의 경우, 담임 선생님과 함께 수업 방식을 이렇게 조정했습니다.


① ‘움직이는 수업’으로 구성하기 – TPR(Total Physical Response 총체적 신체 반응법) 활용

영어 단어를 단순히 외우게 하는 대신, "Jump!", "Clap!", "Touch your nose!" 같은 몸동작을 활용하여 챈트나 노래, 또는 게임 방식으로 수업합니다. 이 방법은 활동가형뿐만 아니라 소아기 아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케빈은 말로만 배우는 단어보다, 몸으로 ‘해보는’ 영어에서 훨씬 빠르게 반응했습니다.

게임과 활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듣고, 따라 하고, 기억하게 된 거죠.


② 수업 중 ‘작은 역할’을 줘서 에너지를 분산시키기

에너지 발산형 아이에게는 역할 부여가 자기 조절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교실에서는 ‘헬퍼 시스템’을 활용했습니다.


Line Leader (줄 맨 앞에서 인도하는 친구)

Book Helper (책 나눠주는 친구)

Snack Helper (간식 시간 준비 도우미)

Game Manager (게임 시간 점수 세는 친구) Teacher Helper (선생님 도우미)

단순해 보이지만, 이런 역할을 맡은 아이는 자신이 필요하다는 느낌, 주도적인 학습의 맛을 느끼게 됩니다. 케빈은 헬퍼 역할을 맡은 날이면 누구보다 집중력이 높았습니다.


� 집에서는 이렇게 도와주세요 – 일상 속 ‘움직임 학습’

활동가형 아이는 집에서도 앉아서 하는 학습보다는, 학습과 놀이가 연결된 구조로 접근해야 효과적입니다.


예시 활동:

그림책을 읽으며 등장인물을 ‘몸으로 표현’해보기. “여기서 토끼가 어떻게 도망갔을까? 우리도 해볼까?”

영어 단어 몸으로 표현 게임하기. “Jump, Spin, Freeze!” 아이가 명령을 말하고 부모가 아이가 되어 보기.

‘미션을 수행하듯’ 과제하기. “이 숙제를 다 하면 스티커가 생겨! 스티커 판을 다 채우면 문방구를 갈 수 있지.” 이야기 형식으로 상황을 만들면,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활동가형 아이는 앉아 있는 시간보다 ‘움직이는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게 핵심입니다.

30분을 억지로 앉혀두기보다, 10분 학습 → 10분 놀이 → 10분 학습 식의 흐름이 더 효과적입니다.

부모님의 언어가 아이를 바꿉니다. 활동가형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가만히 좀 있어!”

“산만해 죽겠어”

“얌전히 공부 좀 하자”

이런 말은 아이의 기질을 ‘고쳐야 할 문제’로 여긴 결과입니다.


하지만 다음처럼 표현을 바꾸면, 아이도 자기 기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너는 움직이면서 배울 때 훨씬 똑똑해지는 것 같아!”

“몸으로 영어 하는 거, 네가 제일 잘하더라!”

“우리 아들은 영어 수업의 에너지 담당이네!”

아이에게 중요한 건 ‘기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기질을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에너지가 많다는 건 단점이 아닙니다. 배움의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그 다름을 이해하면, 아이는 스스로의 리듬을 따라 훨씬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가만히 못 앉아요.”

그 말은 이렇게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움직이면서 세상을 배우는 아이예요.”

그리고 그건, 아주 멋진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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