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주기보다, 같이 걸아가 줄게

아들과의 갈등과 이해

by 작가 앨리스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순한 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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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가림도 적고, 잘 웃는 해피보이였습니다.

말도 예쁘게 하며, 선생님과 어른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는 그런 아이.

겉으로 보기엔 유순하고 착한 아이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나는 그 아이의 속마음이 얼마나 복잡하고

예민했는지를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들은 감정 예민형 아이였습니다. 작은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받고, 감정의 여운을 오래 품는 아이.

다른 사람이 힘들다고 하면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눈치를 보며 배려하는 아이였죠.

나는 주말 부부로 긴 시간을 보내며 남편과 떨어져 지냈고, 자연스레 아들과 내 마음을 나누며 더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내가 지쳐 있을 때, 남편보다도 먼저 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이 아들이었던 적도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오히려 제가 아들에게 부담을 많이 준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아들은 겉으론 밝고 엄마말을 잘 드는 아이였지만 , 속으로는 걱정도 많은 아이였습니다.
“잘해야 한다.” “어른들 말씀을 어기면 안 된다”는 강박 같은 것이 그 속에 자리 잡고 있었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눈물을 보였고, 혼자서 감정을 삼키다 울부짖듯 터뜨리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이에게 저는 ‘감정형+자기 주도형’ 유형의 부모로서 너무 빠르고 강하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다가갔습니다.

저는 뭔가를 정하면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었고, 교육 방향을 설정하면 그 안에 아이를

끼워 넣으려 했습니다. ‘노력하면 따라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들이 감당하기엔 벅찼을

그 속도로 계속 밀고 나갔던 것 같아요.


아이의 속도가 아닌 나의 속도로,


아들은 따라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지쳐갔고, 학습 앞에서는 저와 자주 충돌했습니다.

그 아이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느린 속도와 조심스러운 마음을 저는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어요.

그러면서도 “우리 사이는 좋아”라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었던 건 같아요.


이제 서야 공부를 하며 깨닫습니다. 아이는 감정적으로 섬세한 아이였고, 말보다 표정과 눈빛으로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있었어요.

저와 다르게, 혼자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고, 감정을 끌어안는 아이였는데도 저는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죠.


아이를 ‘끌어주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했던 과거를 돌아보며, 이제는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고, 그 아이 편에서 함께 걸어주는 것, 그것이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는 걸 배웁니다.


조급하지 않게, 아이의 속도를 인정하고, 실수를 감싸주며, 성장을 지켜보는 부모가 되리라 다짐합니다.

이제야 진짜 ‘응원하는 부모’가 되려고 합니다. 이를 이해하는데, 20년이 걸렸습니다.


이 책을 쓰는 이유는, 나처럼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자주 혼란스러웠던 부모들에게 작은 길잡이가 되어주고

싶어서입니다.

아이의 유형을 알면, 마음이 덜 흔들립니다. 그리고 아이의 유형을 존중하면, 아이는 자기답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부모공부는 평생이 걸리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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