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이렇게 놀아주세요
활동가형 아이는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아이입니다.
하루 종일 움직이며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어 하고, 가만히 앉아 집중하는 것보다는 활동 속에서 배우고
느끼는 데 익숙합니다. 책상 앞에 앉혀두고 반복적으로 단어를 쓰게 하거나 책을 읽게 하면 오히려 흥미를
잃고, 영어를 지루한 공부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신체를 사용한 놀이와 활동 속에서 영어를 배우면,
이 아이들은 놀라운 몰입을 보이며 기쁨으로 언어를 받아들입니다.
5살 제임스는 전형적인 활동가형 아이였습니다.
수업 시간에도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기 어려워했고, 친구들과 교실을 돌아다니며 장난을 치곤 했습니다.
선생님이 무언가를 설명하면 곧장 손을 들고 질문하거나, 다른 친구의 말에 중간에 끼어들며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등, 항상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처음엔 이런 제임스를 “산만한 아이”로 여겼지만, 선생님들은 점점
그 아이의 유형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단지 가만히 있는 것이 어려울 뿐, 배우고 싶은 의욕은 누구보다 강한 아이였던 것입니다.
교사는 제임스에게 신체 활동 기반의 영어 수업 방식을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TPR(Total Physical Response)입니다. “Jump!”, “Hop!”, “Run!”처럼 영어 동작 단어를
몸으로 표현하게 하는 수업이었죠. 수업은 간단한 동작 명령어와 율동으로 구성되었습니다. “Walking, Walking, Hop, Hop, Running, Running, Now and Stop, Up and Down!”과 같은 챈트를 따라 부르며 움직이는 활동 속에서 제임스는 눈을 반짝이며 즐겁게 참여했습니다. 이때 배운 움직임 단어들은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체화되어 학습 효과는 단기간에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집에서도 이런 활동 중심의 영어 수업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부모가 교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아이의 움직임을 허용하고, 짧은 놀이 시간 안에 영어 표현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영어를 잘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 책에 담긴 활동과 예시는 모두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부모님도 충분히 따라 하실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거실 바닥과 벽에 알파벳이나 동물, 색깔, 음식 등 영어 단어를 포스트잇에 적어 붙여주세요.
그다음 아이에게 “Jump to the letter B!”, “Touch a red fruit!”, “Pick up something green!”처럼
명령어를 주면, 아이는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영어 단어를 익히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건 맞고 틀리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면서 말하고 듣는 경험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틀려도 “Nice try!”, “Good Job!”처럼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면, 아이는 실수에 위축되지 않고 도전을 즐기게 됩니다.
전통적인 ‘Simon Says’ 게임도 아이가 주도하도록 변형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James says spin two times!”, “James says clap three times!”처럼 아이 이름을 넣어 진행하면, 아이는 자신이 게임을 이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더욱 몰입합니다.
이 외에도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영어 미션 뽑기 놀이도 추천합니다. 종이컵이나 작은 바구니에 간단한 영어 미션을 적은 종이를 넣고, 가위 바이 보게임에서 진 사람이 종이 하나를 뽑아 수행하게 해 보세요.
“Sing the ABC song!”, “Name 3 yellow things!”, “Find something round and say it in English!” 이 같은 미션은 아이의 어휘 확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태도입니다. 아이가 영어를 ‘공부’로 느끼기 전에 ‘놀이’로 즐기게 해 주세요. 영어는 아직 아이에게 외국어입니다. 긴장과 압박이 아니라 즐거움과 반복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혀야 합니다. 부모가 함께 웃고 움직이며 놀이에 참여하면, 아이는 영어를 좋아하게 되고, 자신감을 가지게 됩니다. 중요한 건 완벽한 문장이나 발음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영어를 즐기려는 부모님의 마음이에요.
영어는 머리로만 배우는 언어가 아닙니다. 특히 활동가형 아이에게 영어는 몸으로 익히는 언어입니다.
제임스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던 아이가 “엄마, 또 영어 게임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게 되는 그 순간, 아이의 언어 감각은 이미 활짝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