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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제 Aug 09. 2024

소녀 무명(無名), 제02화. 시도.

※ 본 작품은 가상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이야기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단체, 종교, 지명, 사건 등과는 무관합니다.




탈북을 하려는 의도를 감추기 위해서 마을 사람들은 열렬한 애국자인 척하며 이 마을, 저 마을을 떠돌면서 중국 국경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까지 가게 되었다. 때마침 국경의 마을에 가보니까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에서 일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중이었고 소녀와 소녀의 어머니를 포함해서 총 5명의 일행이 그 일자리에 지원했다. 일행의 리더였던 송 씨 아저씨가 현직 군인이었을 당시에 국경을 수비하는 임무를 맡아본 적이 있어서 중국 국경의 지리에 빠삭했다.


송 씨 아저씨는 일행에게 한국 대사관으로 들어가서 대한민국으로 탈출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 대사관의 문을 넘어서 도망가기 전에 북한군의 의심을 덜기 위해서 몇 달 정도는 진짜로 북한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신뢰도도 쌓고 피난 자금도 벌자고 제안을 했고 일행은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로부터 며칠 후에 소녀 일행은 일을 하면서 일부 비자금을 군인들에게 몰래 찔러 넣어주고 중국 내에 있는 북한 식당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소녀의 고향에서 중국 내에 북한 식당까지 도달하는 데에 차량과 보행을 합쳐서 거의 반년 만에 도착한 셈이. 이제 남한 대사관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송 씨 아저씨가 약속한 날이 다가오고 각자 식당에 휴가를 낸 다음에 곧바로 한국 대사관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식당 주인의 신고로 중국 공안이 출동했고 그 와중에 일행 3명이 붙잡혔다. 소녀의 어머니와 무명은 간신히 대한민국 대사관의 문 위로 넘겨서 안으로 들어갔다. 일행들은 ‘우리는 신경 쓰지 말고 남한으로 꼭 가라’라고 말했다.


북한군이 모녀를 내놓으라고 소리쳤지만 현 한국 정부가 북한에게 강경 대응인 입장이었다. 북한 국경수비대가 공안에게 대한민국 대사관에 들어간 모녀도 꺼내줄 것을 요구했지만 공안은 거절했다. 중국이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는 북한을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지 않았다. 비록 송 씨 아저씨 일행은 탈북에 실패했지만 운이 좋게도 모녀는 탈북에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주중 대한민국 주지사가 모녀를 앉혀두고 말했다.

“내 능력으로 나머지 일행들을 한국으로 보내줄 순 없지만 모녀분들은 대한민국으로 보내줄 수 있는데 가시겠습니까?”

  그러자 소녀의 어머니가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

“... 네, 일행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 모녀는 이 지옥 같은 곳이 싫어요. 남한으로 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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