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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제 Oct 09. 2023

나는 내 글을 사랑하는가?

네이버, 작가 김기제 작품활동.


내가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 것은 2008년도에 영화 <다크나이트>를 보고 나서였다. 크리스토퍼 놀 감독의 디렉팅과 히스 레저의 연기를 보고 나서였다. 


사실은 고등학교 시절에 단편 소설을 여러 개 썼었는데 싸이월드가 망하면서 거기에 쓴 소설들도 다 지워버렸다. 정정하자면 고등학교 때부터 글을 썼었다.


원래 컴퓨터 수리하는 기사가 되어서 동네에 PC수리점의 사장님이 되는 게 꿈은 아니었고 목적이다. 원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기술을 배울 목적이었으나 내 담임이셨던 김도영 선생님께서 대학교까지 다녀보라고 권유하고 그 길로 진로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 영화를 볼 시간이 생겼다.


그런 와중에 다크나이트를 알게 되고 배트맨에 빠지게 되면서 나는 이런 매력적인 스토리를 만드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는 욕망이 생겼다. 나와의 약속을 쉽게 기를 못 하도록 '책을 쓰겠다'라고 하고 돌아다녔다.


앞서 말했듯이 고등학교 시절에 단편 소설을 쓰긴 했지만 책을 낼 목적은 아니었으므로 2008년 12월 정도부터 잠들어 있던 글쓰기 본능이 눈을 떴다.


입대해서 간부님들과 선임들 그리고 후임들까지 내 글쓰기를 지지해 줬다. 그 글이 나중에 추리 팬픽인 <모방살인마>가 되었다.


인간이 세상에서 각종 죄악을 저지르는 가장 악한 생명체라는 악당 말에 주인공의 대답을 완성하지 못하고 글쓰기를 멈췄었다.


그리고 대학을 복학하고 들었던 철학 및 논리학 수업을 듣고 나서 인간이 각종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타인을 돕고 인간이 아닌 생명체와 지구를 보호하려고 한다는 말로 범죄자를 설득시키는 후반부 장면을 만들어내었다.


원고는 완성되었다. 문제는 신춘문예에 소설가로 등단할 용기가 없었고 그래서 내 사비를 들여서 독립 출판을 했고 여러 번의 수정 끝에 출판사와 합의해서 영화 <다크나이트>의 절반을 따라 해서 내 만든 종이책 <모방살인마>가 2012년 세상에 등장했다. 그리고 나를 아는 사람들 모두 축하해 줬다.


여기에서 만족했으면 되었는 데에 나는 이걸로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원고로 자비가 아니라 무료로 책을 내줄 출판사를 찾았지만 결국  찾았다.


나중에는 내 책이 스테디셀러나 베스트셀러가 되길 원했고 그 후에는 소설뿐만이 아니라 철학 에세이나 과학 에세이도 전자 출판을 했는데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지만 잘 홍보가 되지 않았다.


중간중간에 대학교 창작물 공모전에서 상금을 받았고 유페이퍼라는 곳에서 책들을 전자책으로 등록해서 가끔씩 돈을 벌었.


전국에 있는 대학교 전자책을 좀 사갔다.  글을 원래 사랑하긴 하고 세상에 나와 준 것도 고맙지만 거기에 이름이 있는 공모전에 한 번 당선되어서 내 책이 알려지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한 인간이 이런 책들을 썼고 읽을만하다고 해주었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서 이 사람의 글이 읽고 사랑해 줄 만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앞으로 살면서 계속 노력하다가 보면 그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지만 나쁜 결과도, 좋은 결과도 다 겸허히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에게 내 글을 사랑하냐고 물으면 기꺼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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