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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제 Mar 05. 2024

물리로 내 그릇을 키우자!

2015년도에 고려대학교 연구원이신 이종필 교수님이 쓰신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 이론 강의>라는 책을 받았을 때에는 과학을 교양과학 수준으로 생각했었다가 대학교를 넘어서 대학원 수준의 수학과 물리학에서 다루는 미적분, 리치 텐서, 아인슈타인 텐서, 장 방정식, 허블 상수 등을 접했을 때에 다 외계어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해가 가지 않아도 인터넷 강의로 또 책으로 한 번 강의를 들어봤는 데에 이해가 되지 않아서 좌절했었다. 속으로는 '이렇게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했는 데에도 제대로 이해하는 게 하나도 없다니... 나는 바보인 건가?'라고 생각했다.


교양 과학책에서 다루는 우주의 나이나 외계 문명의 존재 가능성을 계산하는 드레이크 방정식과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로만 물리를 생각했던 내가 수학과 물리 기호들로 무장한 과학의 진면목을 본 순간에 교양 과학은 알아도 진짜 과학은 모른다고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크리스토펠 기호나 반변 벡터 또는 공변 벡터를 보면 정말 상대성 이론이나 우주론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며 자신감이 떨어지기 일쑤였다.


그래서 물리라고 하면 기가 죽긴 했는 데에 앞서 언급한 상대성 이론 강의 책을 보면 물리에서 나오는 수학을 나만 이해를 못 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와 같은 십수 명의 사람들이 바위에 스스로 몸을 던져서 깨지는 계란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그러다가 문뜩 생각이 든 것이 있었다. 비록 지금은 아인슈타인의 장 방정식과 같은 고난도의 물리 식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러한 공부의 고통 끝에서 내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을지 아니면 없을지는 모르지만 내 그릇만큼은 어느 과거에서보다 크고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이다. 다시 힘을 내야겠다. 내가 물리에게 종속되지 말자. 그래, 내가 주체가 되어 물리로 그릇을 키워야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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