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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연대회 도전기

이등병에서 병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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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든 부대든 단체조직에서는 조직의 단합과 역량 발휘를 위해 다양한 대회를 개최한다.


나도 강원도 최전방 사단 본부 통신대대에서 근무하던 시절 가장 인상 깊은 기억이 주특기경연대회에 참가한 것이었다. 우리 부대는 통신대대 중 무선을 활용하는 중대이기에 훈련을 나가면 통신전용 박스차량을 타고 산 정상에 가서 통신을 개통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통신 분야 장병들의 주특기 능력향상을 위한 동기부여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통신 주특기경연대회가 개최되었다. 이 대회는 통신망 개통 시간 단축과 통신 전송 품질향상을 통해 유사시 단절 없는 지휘통신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부대 대항 훈련이었다.

대대·사단·군단별로 대회가 있을 때마다 부대를 대표하여 참가하였다. 밤새 음어 연습·교본 암기 등 실전연습을 하고 우승하여 포상 휴가를 받은 기억이 있다.

당시 설악산 한계령 등 높은 산 정상에 올라가 눈이 쌓여있는 야외에서 추위에 떨면서 통신 개통 훈련을 하였는데 지금 하라고 하면 쉽게 나서지 못할 것 같다.


기회가 왔을 때 주저 없이 도전하는 경험이 인생의 자양분이 되는데 아들도 군대에서 적극적으로 경연대회에 참가했다는 말을 듣고 아들이 나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아들은 대회 홍보 공문을 보고 한번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선임·동기·후임을 설득하여 참가했다. 단순히 군가만 부르는 것은 차별성이 없다고 생각해서 뮤지컬 형식으로 도전하기로 했다고 한다.

아들은 2개월 기간 동안 틈틈이 대본을 작성하고 무대 소품을 만들어 대회 연습을 했다고 한다. 다행히 참가한 전우들도 최선을 다하였고 우수상을 받아 전 부대원들이 포상 휴가를 받았다고 한다.


우리 가족은 아들이 경연대회 참가한 일을 신나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나를 딱 닮았네’하고 아내랑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난다.


군대에서 고된 일과 이외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 시간에 유튜브를 보며 놀거나 푹 쉬면서 피로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찮음을 이겨내고 도전하는 순간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덤으로 시간도 빠르게 지나간다. 군대에서든 사회에서든 일단 도전하는 순간 자체가 포상 휴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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