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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무균실

나는 중환자실에서 느꼈던 모든 감정들을 잊고 싶다

눈을 뜨는 순간

나는 누군가 나를 커다란 통에 집어넣고 끊임없이 굴리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기분이 몹시 안좋았다

주변에서 사람들 소리가 났고 계속해서 내이름을 불러댔다.

졸음을 참을수가 없는데 계속 때리며 나를 깨웠다.

마음속으로 "다 듣고 있으니까 그만좀 불러" 하는 생각과 여전히 나쁜 기분이 느껴졌고 화도 났다.


나는 중환자실에서도 감염의 위험 때문에 무균실에 따로 격리 되어 있었다.

천천히 의식이 돌아오면서 커다란 산소마스크를 끼고 있고

주렁주렁 달린 주사병과 줄들도 눈에 들어왔다.

입안에는 뭐가 가득 들어 있는지 말을 할 수도 없었고 팔다리는 끈으로 묶여 있었다.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나는 참 많은 섬망과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

그 때 당시에는 그 모든일이 실제로 나에게 일어나고 있다고 믿었으나

건강이 점차 회복되면서 그것이 모두 섬망증세 였다는 것을 후에 알게 되었다.

중환자실에 기차가 들어 왔으면 말 다한거 아닌가?^^


남편은 하루 20분씩 있는 면회를 위해 기차를 타고 매일 올라 왔으며

서울에 사는 언니도 무균실 앞에서 많이 울고 갔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일들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였다.

어렴풋이 누군가 구슬프게 울고 있는것 같다 라는 느낌은 있었던것 같다.

저 여자는 왜 이렇게 슬프게 울지?

잘은 모르지만 슬퍼하는 그 여자를 위로해 주고 안아주고 싶었다.

그 대상이 나라는 사실도 모른채...


그렇게 일주일 후 중환자실에서 벗어나

나는 일반병실로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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