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꽁치
투명한 몸은
맑은 하늘과 바다를 한 몸에 담았다
책 많이 읽는 선비처럼 날렵한 눈
청포자락 돌돌 말아쥔 가냘픈 몸짓
한 번쯤은 온 바다를 휘젓고
한 번쯤은 푸른 하늘을 날아올랐을
짭조롭한 소금기는 바다를 담고
그의 깃털에서 향긋한 바람이 인다
학꽁치 낚시를 무수히 다닌 적이 있다 아마도 가장 많이 본 생선이 학꽁치는 아니었을까 하지만 맨 처음 학꽁치를 본 느낌은 옥골선풍이었다 날렵한 몸매에 하얗고 투명한 몸매 아무거나 잘 먹지도 않고 더러운 곳에는 가지 않을 것 같은 깔끔한 성품처럼 느껴졌다
학꽁치는 주로 가덕도 방파제에서 잡았다 겨울초입부터 시작되는 학꽁치낚시는 겨울이 끝날 무렵 어디론가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곳 정동진 금진항에서는 겨울에 학꽁치가 잡히는 것이 아니라 가을이 들무렵 잡힌다고 한다 이곳에 오고부터는 낚시를 하지 못했다 낚시를 하러 온 것은 아니지만 틈이 없었다 주말이면 주변의 볼거리를 찾아다니고 주중에는 나름 일에 바쁘기 때문이다
학꽁치를 많이 잡는 날은 한 쿨러 가득 잡기도 했다 하지만 많이 잡으면 주변 사람들과 나누기도 하고 잘 장만해서 냉동고에 넣어두기도 하며 겨울 내내 반찬으로 먹곤 했다 그중에서도 학꽁치는 살아있을 때에 회로 먹는 것이 경험상 가장 나았다 물회를 하거나 그냥 길게 썰어서 먹으면 크게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쫄깃한 식감이 잡내 없는 맛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나름 괜찮은 횟감이다
내가 아는 낚시꾼 아내 가운데 학꽁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 역시도 나와 유사한 이유로 학꽁치를 좋아한다 장만할 때도 비린내가 덜하고 다른 생선들에 비해 내장도 적으니 손질이 쉽고 우선 보기에도 깔끔하다 잡은 양이 많은 날은 잘 손질해서 구워 먹기도 하고 지져 먹기도 매운탕을 끓이기도 한다 생선이지만 그다지 비린내가 안나는 특징을 지녀서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