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주름
직선으로 떠있는 점 하나
더 깊이 걸어 들어가면 낯익은 풍경(風磬)
지금도 가벼운 무게로 출렁이는
바다 그림자는 따뜻하다
산개한 외로움이 혼잣말 하고
살찐 교실에서 나를 밀어내던 노래소리
쌓인 먼지들이 입안에서 소음을 삼킨다
직선이 되는 지점에서
여름나무잎마다 파도소리가 걸렸다
기억의 이력은 늘 한 줄로 펼쳐진다
어떤 길을 가도 바다가 가득 담겼다·
살면서 주름이 진다는 것을 인지 하지 않고 살았다 하지만 요즘은 거울을 보면서 주름이 더 먼저 눈에 들어온다 주름과 함께 나이가 든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생각의 길이 얼굴에도 손에도 난다는 것을 뒤늦게 인지한다
사람의 얼굴 뿐만 아니다 가만히 보면 산에도 들에도 자연스레 주름이 진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것이다
특히 겨울산이나 불이 나서 나무가 하나도 없는 민둥산에서 주름을 찾기는 쉽다 비가 오고 눈이 내려서 길을 만들기도 하지만 폭우나 폭풍으로 나무가 쓰러지고 나면 산도 스스로 살길을 찾아서 길을 내고 그러다 보니 주름이 생기는걸까
여기저기서 쓰러진 나무들을 보면서 산의 얼굴에 난 주름은 다름 아닌 죽은 나무의 흔적이라는 것을 가까이 가면서 알게 되었다
주름은 가까이 가야 보이는 것이고 어느 정도의 먼 거리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살아온 길이 그렇고 생각하는 길이 그렇다
주름은 진피층의 콜라겐 소실로 피부에 생겨나는거라고는 하지만 때로는 살아온 길 살아낸 길 생각한 길 생각하는 길들이 모여 내는 스스로가 만든 생이라는 강에 난 정직한 강줄기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