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큰 덩치로 분식집 메뉴 표를 가리고서
등 돌리고 라면 발을 건져 올리고 있는 그에게
양푼의 식은 밥을 놓고 동생과 눈 흘기며 숟갈 싸움하던
그 어린 것이 올라와 갑자기 목매게 한
몸에 한세상 떠 넣어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이여
이 세상 모든 찬밥에 붙은 더운 목숨들이여
이 세상에서 혼자 밥 먹는 자들
풀어진 뒷머리를 보라
파고다 공원 뒤편 순댓집에서
국밥을 숟가락 가득 떠 넣으시는 노인의 쩍 벌린 입이
나는 어찌 이리 눈물겨운가
-황지우 거룩한 식사
인간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과 만난다 혼자 사는 사람도 혼자 성장하는 사람도 없다 인간 관계는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시작된다 이 말은 타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타인의 귀로 듣고 타인의 마음으로 느끼고 배운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식사한다 과거 산업화 사회 이전에는 공동체적 삶을 살아가면서 집단적으로 동일 장소에서 동일한 음식으로 식사를 했으며 유사한 식습관을 지녔으며 공동의 생활양식과 자급자족하는 삶 등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공동체라는 한 울타리 속에서 함께 유사한 삶의 습관들을 영위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혼자 식사하는 모습은 마치 공동체적 삶에서 소외된 외톨이로 비친다 하지만 시대와 문화에 따라서 이러한 관습은 다양하게 변화되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이러한 식문화는 매순간 변화되었고 이를 받아들이는데 있어서나 바라보는 눈길들은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우리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밥을 먹는다
밥이 곧 삶과 생명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밥은 혼자든 집단이든 살아있는 동안 먹어야 하고 동시에 삶을 실천하기 위한 행동의 근본이 된다
시의 화자는 혼자 밥을 먹으면서 어릴 적 자신을 생각하며 우울해 한다 그리고 밥 먹는 행위를 거룩하게 혼자 먹는 밥이 서글프다는 내용 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밥을 바라보는 여러 의미를 표출하며 자기 삶을 통찰하는 계기로 삼는다 어떤 의미로든 핵가족 1인 가족 등이 증가하면서 혼자서 밥 먹는 일이 늘어간다
방송매체에서도 먹방 쿡방(먹다 + 방송 요리하다+방송)이 늘었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시의 화자는 문득 어린 시절 밥에 얽힌 추억을 돌이키며 목이 멘다 자신의 몸에 한 세상을 떠 넣어주는 일로 먹는 일은 거룩해진다 사실 먹는 일은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욕구를 채우는 생존 행위이다 화자는 타인들이 더불어 식사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여러 형태의 갈등과 외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식사하는 주변의 다양한 모습들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며 직면한 외로움으로 인식하고 슬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