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밥

by 김지숙 작가의 집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밥을 먹는다.

흔하디 흔한 것

동시에

최고의 것

가로되 사랑이더라.

-고은. 밥




음식이란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는 감각을 이해하는 시작된다. 그런데 이 감각은 보통 지식을 형성하는 보고 듣는 감각보다 아래에 놓인다.(Janet .Flammang 2015)시에서는 ‘흔하디 흔한 것’과 ‘최고의 것’이 상반되지만 하나의 사랑이라는 심리 상황을 가리키는 아이러니가 나타난다. 화자는 두 사람이 식탁에서 마주 앉아서 식사하는 모습을 본다. 이 모습은 굶주림의 채움이라는 식사를 통해 맛이나 배부름을 채운다는 의미보다는 진지하면서도 주어진 음식을 즐기면서 행복과 희망을 갖고 서로의 존재감을 확인한다. 식탁에서 밥을 먹는 행위에서 느끼는 감정은 흔하지만 그 흔한 것이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서 최고의 사랑이 된다고 화자는 말한다.

사랑하는 자에게 세계는 가치성을 더하여 사랑하는 인간의 가치를 풍부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인간적 공감을 높인다. 이를 통해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 외의 모든 가치에도 눈을 뜨게 한다.(V. E. Frankl)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자신의 헌신은 바로 그 상대에 대한 감정을 초월하여 이미 자기 내적 중요성을 체험하고 나아가 자기 가치를 발견하는 목적에 이르렀기 때문에 가능하다. 시에서와 같이 누구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행위는 흔하지만 귀한 것이고 그것이 사랑이며 자신을 발견하는 자리가 된다. 상상으로 시작되는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이 시작되고 함께 밥을 먹는다. 지속적으로 밥을 먹는다는 것은 그 사랑이 진행 중이라는 의미이다 특히 마주보고 밥을 먹는다는 것은 사랑이 진행되어 왔고 진행될 것이라는 연속성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들이 더한 상태의 식탁은 최고의 사랑이 존재하는 곳으로 여긴다 해서 누구도 전혀 의심할 여지는 없을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안도현 장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