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가방
살수록 삶은 가볍고
오래될수록 추억은 무겁다
종점에 주인잃은 우산처럼
가족을 떠난 식구처럼
늦을수록 어둠은 깊고
웃을수록 햇살 환한
생의 크기가 가방에 있다
가방에는 많은 의미가 담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방안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이 보인다는 점이다
비싼 명품가방에 천원짜리 티셔츠를 꾸겨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명품가방을 상석에 모셔두고 언뜻 언뜻 인듯 아닌듯 자랑하는 사람도 있다
명품가방이 없으면 가짜 짝퉁이라도 가지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 시기 공간 그런 곳이 있었다 지금은 아무도 내가 가진 가방이 무엇인지 관심도 없고 끽 해야 우체국이나 마트로 가는 입장에서 명품인들 짝퉁인들 무관한 삶을 산다
청바지를 잘라서 만든 가방도 수선한 바지길이가 길어 애매하고 모호한 천들을 이어 이런저런 용도로 쑥캐는 가방으로 시장바구니로 만들어 쓰다가 버리기도 한다 삶이란 작은 가방이나 큰 가방 속에 담는 만큼 보인다 사람들은 자기 속을 내 보이지 않듯이 자기가 드는 가방을 까발리지 않는다 그만큼 적나라하게 드러 나는 곳이 가방이기 때문이다 취향 수준 내면의 얼굴 같은것을 엿볼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가방에 주섬주섬 넣고 겨우 지퍼를 채우곤 하던 때도 있었다 가방 안에 무엇이든 넣었던 시절이다 필요한 것은 뚝딱 나오던 아이를 키우던 시절 큰 가방 주머니가 많이 달린 가방이 필요했던 그때와 달리 이제는 크고 무겁고 주머니가 많이 달린 가방을 가지고 다닌다 가까운 곳은 아주 작은 면 가방하나면 그만이다 그게 싫어서 꼭 필요한 것만 넣고 다닌다 삶이 달라지면 가방도 달라지나보다